가혹하고 이기적인

[후기]'300:29:1 하인리히 법칙(김민주 지음, 미래의 창)'에서.

대지의 마음 2016. 10. 28. 09:20





300 : 29 : 1 하인리히 법칙

_김민주 지음, 미래의 창, 2014.06.05.

 

하인리히 법칙을 처음 접한건 현 직장에 입사한 초기였으니 아마 1999년경이겠다. 지금은 퇴직해버린 중간관리자가 뭔가 특별한 내용을 과시하듯 말했지만 그러니 당신들이 큰 사고 일어나지 않게 조심하라는 훈계조로 기억된다. 사실 당시로선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듣진 않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통계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최근엔 하인리히 법칙의 예를 드는 중간관리자를 만나지 어렵다. 아마도 안전관리 업무의 본질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하고, 수많은 법과 제도 운영에서 발생하는 행정 업무에 매몰된 안전 태도를 반영하지 않나 싶다. 돌이켜보건대 철도안전법이 생긴 이후 줄곧 정부의 철도 안전 계획이라는 것은 맥락없는 행정 업무의 증대로 귀결된 이른바 '위험의 관료화'로 상징된다.


하인리히 법칙은 한 번의 중대한 사고에는 반드시 그와 유사한 징조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사소한 실수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이 법칙에 대한 이해와 실행은 말은 쉽지만 사실 안전 문제에 대한 의식의 대전환 없이는 불가능한 명제다. 사고를 저지른 인간의 실수를 대하는 관점의 변화가 쉽게 가능하지 않을 것이고, 사소한 실수에 대한 일벌백계식 사회문화 또한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큰 사고로 흐르는 조그마한 실수들 중 대부분은 아예 드러나지도 않고 있다. 실수를 지탄받거나 일벌백계식 징계가 기다리니 당연하지 않은가. 그 대표적인 사고가 기관사 1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전라선 율촌역 탈선사고라 할 수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위험성이 경고되었고 실제 규모가 적은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지만 큰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그저 기관사가 잘하면 되지 하는 안이한 생각 뿐이었다. 사고 후 마련된 대책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인천지하철 2호선 사고는 또 어땠는가? 인천지하철 경영진이 아예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나서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의 철도 정책 중 대부분은 사고를 감추거나 드러내지 않아야 좋게 평가받는 성과시스템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무재해, 무사고, 무장애와 같은 목표 설정이 과거 안전 수준을 평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는 사라진 채 그 목표라는 허상을 달성하는 것만이 안전 활동의 모든 것으로 간주되는 현실인 것이다. 율촌역 사고 뿐 아니라 많은 사고는 이와 같은 흐름 위에서 발생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공기업 평가시스템의 연속선상에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 또한 이러한 안전 의식을 고착화하는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가 하인리히의 법칙을 적용해 국내외에서 발생한 다수의 참사와 재앙을 예로 들어 설명하려 했다. 재난 뿐만 아니라 책에 등장하는 기업의 위기관리, 나아가 국가와 개인 등 폭넓은 범위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주요 사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하인리히 법칙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기 위한 목적에서 다룬 예시이기에 사고로 이르는 과정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소한 실수는 얼마나 오랜 기간 발생하고 축적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무시되었기에 참혹한 결과로 이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점이다.


아래는 개인적인 용도로 참고하기 위해 옮겨왔다.(책의 주요 내용 발췌와는 다르다!)






 

o경찰청은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1회의 사망사고에 35~40회의 중·경상 사고가 발생했으며 수백 건의 위험한 교통법규 위반사례가 적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o특정 사고 전에 그와 관련된 징조는 반드시 여러 번 나타난다. 따라서 징조가 잦으면 큰 사고가 예비된 것으로 봐야 한다.

 

o하인리히 법칙은 우리가 지금도 수시로 겪고 있는 현상에 그대로 적용된다. 2011년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누출 사고를 보자. 쓰나미로 인한 천재지변이기도 하지만 미흡한 시설 관리가 사태를 더욱 키웠다. 1972년 미국원자력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에 사용된 원자로에 대하여, 기존의 대형 격납돔 구조에 비해 폭발에 취약하므로 노심이 녹으면 방사능 누출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 1986년에는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책임자가 내압 능력이 약해 격납 기능에 문제가 있다며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했지만, 도쿄전력은 이를 무시했다. 2007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원자력엔지니어링 컨퍼런스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를 견뎌낼 수 없으며 쓰나미에 뒤덮일 확률은 50년 내 10퍼센트 이상이라고 경고했으나 도쿄전력은 이 역시 무시했다(300번의 잠재요소). 1998년 원전 내 차단기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2002년 원전 내부에 고장 및 균열이 발생했다는 내부 보고서를 무시하고 장기간 점검기록을 조작했고, 2006년에는 원전의 위험성을 은폐했다는 이유로 도쿄전력이 법정에 출두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4호기 원자로의 차단기에 화재가 발생했으나 이러한 사고 역시 특별한 조치 없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다(29번의 작은 사고). 결국 발생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하고 경제성을 이유로 노후화된 원전을 계속 사용한 결과, 2011년 원전 누출 사고(1번의 대형사고)를 맞게 되었다.

 

o비단 산업재해뿐 아니라 국가운영에도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된다.

 

o하인리히 법칙은 원래 산업재해에 적용된 것이었으나, 현대에 오면서 사고나 재난, 실패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큰 사고가 있기 전에는 반드시 수십, 수백 번의 전조가 있게 마련이라는 이 법칙은 결정적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나타나는 실패의 징후들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엄중한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

 

o따라서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작은 실패와 징후들을 숨기지 말고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성찰하는것이 중요하다

 

o마뉴엘레는 사람들이 허버트 하인리히에 대해 다음 두 가지 잘못된 믿음myth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위는 직업상 사고의 주된 원인이다

  - 사고 빈도를 줄이면 그에 상응하여 부상 정도를 줄일 수 있다.

 

o인간의 잘못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운영체계상의 잘못은 간과했다고 비판한다. 더구나 하인리히는 사고의 이유로 인간의 유전적 내력이나 환경을 매우 강조하는데 이 또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프레드 마뉴엘레의 지적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 따라서 1 : 29 : 300이라는 숫자 자체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형사고 발생 전에 소형사고와 경미한 사고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틀리지 않으므로 안전 예방 차원에서 하인리히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o1 : 29 : 300 법칙으로 산업재해의 횟수를 강도별로 제시했던 허버트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발생의 원인을 또 다른 숫자로 제시했다. 이른바 2 : 10 : 88 법칙이다. 사고가 발생하는 세 번째 요인 중에서 산업재해의 88퍼센트는 인간의 불안전한 행위 때문에 발생하고, 10퍼센트는 안전하지 못한 기계적·신체적 상태 때문에, 나머지 2퍼센트는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수 없는 이유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산업재해의 88퍼센트를 차지하는 인간의 불안전한 행위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깨끗하게 치우지 않거나 경고하지 않은 채 작업

  안전한 복장이나 개인 보호장비의 미착용

  안전하지 못한 속도로 작업

  안전장치 작동하지 않음

  불안전한 장비를 사용하거나 장비를 안전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음

  불완전한 하적, 선적, 섞기, 결합

  작업자세 불량

  움직이면서 작업하거나 위험한 장비를 가지고 작업

  다른 데에 관심을 갖거나 장난치면서 작업 


  또, 산업재해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 안전하지 못한 기계적·신체적 상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적절치 않은 보호 상태 및 적절치 않은 높이와 강도의 보호장치

  자신을 보호하는 필수 보호장비가 없는 상태

  거칠고, 날카롭고, 미끄러지기 쉽고, 무너지고, 깨진 상태 기계나 공구의 디자인이 안전하지 않음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동선 정리가 안 되어 있음

  적절치 못한 조명, 눈을 부시게 하는 발광체

  환풍 시스템 미비, 탁한 공기

  안전치 못한 의상, 고글 안경이나 마스크 미착용, 굽이 높은 구두

 

o다섯개의 도미노 가운데 어느 한 개만 쓰러져도 곧바로 사고와 부상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작은 결함이 큰 사고나 실패로 이어지는, 사고 발생의 연쇄반응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근본적 요소인 첫 번째 요인, 즉 사회 환경이나 인간의 결함을 고치면 완벽하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반면 인간의 불안전한 행위나 기계적·신체적 위험 요인은 상대적으로 제거하기 쉽다. 근본적 대책이 아니더라도 세 번째 요인을 효과적으로 없앤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하인리히의 도미노 이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이론은 연쇄반응의 고리를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o페덱스는 최상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1 : 10 : 100의 법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이 법칙의 의미는 간단하다. 불량이 생길 경우 즉시 고치는 데는 1의 원가가 들지만, 책임소재를 규명하거나 문책당할 것이 두려워 불량 사실을 숨기고 그대로 기업 문을 나서면 10의 비용이 들며, 이것이 고객 손에 들어가 클레임 건이 되면 100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작은 실수를 그대로 내버려뒀을 경우 그 비용이 작게는 10, 크게는 100배까지 불어나는 큰 문제로 비화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페덱스의 1 : 10 : 100 법칙은 품질경영 부문에서 이미 교과서처럼 인식되고 있다.

 

o타이타닉 호의 침몰 사례에서도 이런 공통 요인들은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사소한 초기 문제를 방치한다.

  그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초기의 문제를 악화시킨다.

  문제를 인지하고 나서도 부적절한 시정 조치를 취한다.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대체로 시정 조치를 취하면서 주위에 진행 상황을 숨기려 한다.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되거나 극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뒤늦게 갑작스럽게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인명 및 재산상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재난이 터진다


  대형사고의 원인은 자연환경, 하드웨어, 웨트웨어 그리고 법이나 제도 같은 소프트웨어 등 여러 차원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웨트웨어wetware, 즉 사람이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지만 방심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사고를 줄일 수 있다.

 

o첫째, 페리에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했다. 더 이상의 혼란이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결정하고 일관되게 공표해야 한다. 그러나 벤젠 사고 발생 후 수습까지 페리에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서로 모순된 내용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둘째, 페리에는 과도한 리콜 정책으로 자사 제품을 시장에서 너무 오랫동안 비워두었다. 검사를 통해 밝혀진 벤젠 함유량은 사실 소비자들의 건강을 해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또한 벤젠량이 미국 기준은 초과했으나 유럽 기준에는 적합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따라서 냉정히 말하면 미국 시장에서만 리콜 정책을 펴는 것이 가능한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브랜드 이미지를 지나치게 관리한 나머지 세계 전역에서 리콜을 단행했다.

 

o9.11 테러 바로 다음 날 모건스탠리가 업무를 재개할 수 있었던 것은 평상시의 철저한 비상대피훈련 덕분이었다.

 

o요즘도 가끔 민방위훈련이라는 걸 하지만, 누구나 다 알듯이 매우 형식적이다. 가끔 TV 뉴스를 보다보면 백화점이나 호텔 등, 다중이용 시설에서 소방방재훈련을 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거야말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닐 수 없다. TV 카메라까지 동원하여 우리가 이렇게 훈련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외에, 실제 훈련에 참가한 일반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모든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데, 훈련은 항상 예고된 상태에서 하니 그것을 과연 진정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을까?

 

o하지만 뉴질랜드의 백화점에서는 직원과 고객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추고 즉시 대피한다. 훈련이 끝나고 나면 아마 마음이 바뀌어, 물건을 사려던 사람은 귀찮아서 그냥 집으로 가버릴 수도 있다. 백화점으로서는 매출에 큰 영향을 받는 일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안전을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에서는 이런 대피훈련이 사실 일상이 되어 있다. 백화점뿐 아니라 수영장에서도 이런 훈련이 불시에 벌어진다. 수영하다가, 탈의실에 있다가, 샤워를 하다가도 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교의 어떤 기숙사는 20층이 넘는 경우도 있다. 화재발생 훈련 시 경보가 울리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멈추고 모든 학생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내려와야 한다. 그런데 이 경보가 새벽 2시에 울리기도 한다. 자는 도중에 불이 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혹시라도 귀찮아서 그냥 자기 방에 몰래 숨어 있다가 들키는 경우에는 과태료와 함께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o미국에서는 재난통신망이 TRS로 모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관련 조직들이 정보를 공유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구조조치에 나설 수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해경, 해군, 선박이 각기 다른 채널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VHF 방식이어서 사고 정보 공유가 늦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재난통신망을 통합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전혀 진전이 없다.

 

o하인리히 법칙은 실수가 거듭되면 큰 사건이나 재해가 발생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그렇다면 어떠한 이유 때문에 이렇게 상황이 악화될까? 우리는 실수 가운데 일부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일부는 알아차렸더라도 사소한 것이라고 무시하고, 또 일부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고의적으로 무시하곤 한다. 이런 틈새 때문에 실수가 실패로 발전한다.

 

o좋은 방법은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전혀 진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되 반복적 실수와 치명적 실수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o실패학의 10가지 지혜 1. 성공은 실수에서 얻은 교훈 99퍼센트와 1퍼센트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 2. 실패는 어떻게든 스스로를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3. 방치한 실패는 더 커진다. 4. 큰 실패는 29건의 작은 실패와 300건의 실수 끝에 발생한다. 5. 실패 정보는 전달을 꺼리며, 전달되는 과정에서 늘 축소된다. 6. 실패를 비난하고 추궁할수록 더 큰 실패를 낳는다. 7. 실패 정보는 모으는 것보다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8. 실패에는 필요한 실패와 일어나서는 안 될 실패가 있다. 9. 실패는 숨길수록 병이 되고 드러낼수록 성공이 된다. 10. 좁게 볼 때는 성공인 것이 전체로 보면 실패일 수 있다.

 

o아시아나 항공은 직원들이 실수를 보고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는 페널티 프리penalty free’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건설도 반기에 한 번씩 현장 소장들이 각자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 실패한 경험을 발표하는 실패 발표회를 열고 있다.

 

o실패 사례는 어떻게 모으는 것이 좋을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하는 틈틈이 모으는 것이다. 히타치는 1951년 당시 회사의 고문이었던 바바 구메오가 내건 이삭줍기 정신을 전통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실패 보고서를 작성해오고 있다. 농부가 이삭을 줍듯이 그때그때 사소한 실패를 주워 모아 분석, 연구하면 큰 실패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요체다. 회사의 전 직원들은 작업하는 도중 작은 실패(실수)라도 발생하면 작업표라는 조그만 보고서에 실패(실수)가 어떻게 일어나 어떻게 처리됐는지 기록하여 제출한다.

 

o레이건은 일주일 후에 들뜬 마음으로 구두방에 갔다. 구두방 주인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띤 채 레이건에게 맞춤 구두를 내놓았다. 그런데 웬걸, 구두가 짝짝이가 아닌가. 전에 고민했던 두 켤레의 신발이 각각 한 짝씩 있었던 것이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레이건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그 구두를 거두어들이고 다른 구두를 내놓았다. 전에 보았던 두 켤레 가운데 하나를 레이건의 사이즈에 맞게 만든 구두였다. 그러면서 주인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얘야, 네가 결정해야 할 때 결정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밖에 없단다. 그런데 그 결정이 너에게 불리해져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네가 결정해야 할 때에는 단호하게 결정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후회하지 않아.”

 

o실패를 장려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한 삼성 에버랜드조차 최근에는 실패 파티 신청자 수가 많지 않아 고객 불만이 접수될 경우 해당 직원에게 실패 파티를 권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업들이 실패를 장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이를 인사고과에 포함시키거나 해당 직원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등 불이익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들이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적 성과와 이익에 집착하는 풍토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이다.

 

o하타무라 료타로는 실패는 기묘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감출수록 커지고 악화하다가도 일단 드러내기 시작하면 성공과 창조를 가져온다고 언급했다.

 

o미국의 화학회사인 듀폰Dupont은 안전관리 면에서 매우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은 회의, 교육, 행사를 하기 전에 늘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런 안전교신safety contact은 본인의 경험이나 책, 인터넷 등 어디에서 찾든 간에 안전에 관한 내용이면 된다. 직원들이 안전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안전에 더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물론 직원 대상의 교육도 많고 상황별 안전 가이드라인도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운전면허증을 이미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입사 후에 방어적 운전을 강화한 듀폰 운전면허증을 별도로 발급받아야 한다.

 

o별도로 발급받아야 한다. 사무실에서도 안전 관리가 철저하다. 화재에 대비해 사무실에서는 플라스틱 재질이 아니라 철제 쓰레기통을 사용하고, 계단을 이용할 때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사무실 문턱을 없애서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고, 사무실 복도의 교차로에는 볼록거울을 설치해 직원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사무실 필기구 통에는 필기구는 뾰쪽한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꽂아 손이 찔리지 않도록 한다. 출장이 잦은 직원에게는 구급 가방을 제공하여 휴대하고 다니도록 한다. 또 직원이 집에서 안전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화재에 대비해 침실을 1층에 두도록 한다든지, 어린이의 목을 조를 수 있는 긴 커튼을 달지 않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이처럼 평소에 안전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듀폰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일터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듀폰의 핵심가치는 안전과 보건, 윤리 경영, 인간 존중, 환경 보호, 이렇게 네 가지다. 이 중에서도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최우선 핵심가치다. CEO를 평가할 때에도 안전관리 역량을 매우 중시한다. 공장을 새로 짓거나 재건축하면 CEO가 먼저 공장에 들어가 작동을 해본 다음에 종업원들이 들어가도록 한다. 회사 내에는 안전위원회가 있어서 회사 시설물이나 업무와 관련된 각종 안전 문제를 찾아 개선하는 일을 담당한다. 또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기미가 보이면 지체 없이 모든 일을 멈춘 뒤 해결책을 찾는 스톱stop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o1802년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서 화약제조 사업을 시작한 후 1815년과 1818년에 화약 공장에서 큰 폭발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1815년 사고 때에는 직원 9명이 사망했고, 1818년 사고 때에는 36명이 사망했으며, 재산상 큰 손실과 조업 중단으로 인해 회사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듀폰의 창업자인 엘레퇴르 이레네 듀폰E. I. Dupont은 사업 초기부터 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1811년 안전규칙을 만들어 모든 직원들이 근무 첫날 이를 배우고 준수하도록 했다. 공장이 폭발하면 피해를 입을 정도로 자신의 집을 공장 가까이에 두었는데, 실제로 1818년 폭발 사고 때 그의 부인이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폭발 사고를 두 차례 당한 후에 듀폰은 안전에 더욱 많은 관심을 두고 투자를 하였다.

 

o듀폰은 1911년 회사 내에 안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안전 최우선Safety First’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안전코드 책자Safety Code Book를 만들어 모든 공장에 배부하였다. 1912년에는 안전사고 통계를 집계하여 관리하기 시작했다. 1965년 루이빌 공장에서 다시 폭발 사고가 나서 11명이 사망하고 60명이 상해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듀폰은 엔지니어링 상의 공정안전관리Process Safety Management를 크게 발전시킨다. 듀폰은 모든 사고는 사전에 예방될 수 있다는 안전 원칙을 굳게 믿고 있다. 모든 업무의 목표는 직장 내에서 상해나 질병, 사고율을 제로(“The Goal is Zero”)로 만드는 것이다. 듀폰은 모든 사업장에서 안전, 건강, 환경 담당 조직인 SHESafety, Health, Environment를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200여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과 환경 관련 사고를 매일 관리한다. 종업원뿐만 아니라 계약자들에게도 같은 수준의 안전지침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관리·감독도 한다. 그리고 듀폰은 그동안 축적된 안전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관리 컨설팅 사업에까지 진출해 다른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듀폰은 1995년부터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안전 컨설팅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 이처럼 듀폰은 사고가 발생한 후의 수습 비용보다 사고 방지에 드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인식을 철저하게 하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직장이 되었다.

 

o재난복구 사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으리라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로Servpro (www.servpro.com)가 바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원래는 페인트회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