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10

잠들지 않는 남도_안치환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어둠 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 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노을빛 젖은 물결에 일렁이는 저녁 햇살 상처 입은 섬돌에 분노에 찬 눈빛이여 갈 숲에 파고드는 저승 새의 울음소리는 아 한스러이 흐르는 한라의 눈물이어라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나만의 소낙비 2021.04.02

11월_정희성 시, 안치환 노래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정희성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나만의 소낙비 2020.11.03

기도(노찾사 1집)_안치환 LIVE

신앙 - 김소월 눈을 감고 잠잠히 생각하라. 무거운 짐에 우는 목숨에는 받아 가질 안식을 더하려고 반드시 힘있는 도움의 손이 그대들을 위하여 내밀어저리. 그러나 길은 다하고 날은 저무는가, 애처로운 인생이여, 종소리는 배바삐 흔들리고 애꿎은 조기(弔旗)는 비껴 울 때 머리 수그리며 그대 탄식하리. 그러나 꿇어앉아 고요히 빌라, 힘있게 경건하게, 그대의 밤 가운데 그대를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신을 높이 우러러 경배하라. 멍에는 괴롭고 짐은 무거워도 두드리던 문은 멀지 않아 열릴지니 가슴에 품고 있는 명멸(明滅)의 그 등잔을 부드러운 예지의 기름으로 채우고 또 채우라. 그리하면 목숨의 봄 두던의 삶을 감사하는 높은 가지 잊었던 진리의 몽우리에 잎은 피며 신앙의 불붙는 고운 잔디 그대의 헐벗은 영을 싸 덮으리.

나만의 소낙비 202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