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업전야]는 쉽게 볼 수 없는 영화였다.
영화 상영 내내 중무장(?)한 학생들은 학교 곳곳의 출입로를 막아서야 했고,
어렵게 상영되고 있던 영화마저도 멀리서 흘러들어오는 최루탄 냄새가 가까워 올 때 쯤이면 중단해야 했다.
그렇게 3번의 중단 사태 끝에 띄엄띄엄보던 영화도 마지막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 <철의 노동자>가 나온 사실만 기억할 뿐
지랄탄과 화염병이 무수히 오고가던 장면들이 기억나진 않았다.
<철의 노동자>는 이 영화를 통해 안치환의 목소리로 대중화되었다.(노동자화?)
몇 해 전까진 북소리, 그리곤 신디사이저 반주와 기타를 배경으로 함께 불렀고, 지금은 화려한(?) 반주와 함께 부른다.
<철의 노동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파업가>가 노동자들에게 쉽게 불려지는 이유는 짧고 굵다는 것이라면,
<단결투쟁가>는 노동자들에게 쉽게 불려지기 어려운 길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든다.
<철의 노동자>는 이 두 노래의 중간쯤 위치하는 노래다.
며칠 전 참석했던 집회에서 만난 금호고속버스 노동자들도 아주 잘 불렀다.
(금호고속버스 노동자들은 긴 어용의 시절을 마감하고 새롭게 민주노조를 건설해 투쟁 중이다!)
그 날 집회에서 금호고속 세 명의 노동자들은 급조한 노래패라며 이름도 없다며 무대에 올랐다.
그들 세 명의 동지들이 부른 노래가 <철의 노동자>다.
공연에 나선 노래패라면 도무지 선택할 엄두를 못내는 곡!
하지만, 어느 공연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었고,
난 처음부터 끝까지 박수를 힘차게 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근래 들을 수 없었던 절박함이 그대로 느껴졌다고 할까?
영화 속 안치환의 <철의 노동자>가 그 시초라면 다시 듣는 것도 의미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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