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낙비

맹인부부가수_정호승 시

대지의 마음 2012. 2. 28. 07:33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다른 어느 사람의 목소리보다 중후한 맛이 좋고...

특히, 기타 사운드가 포근하게 잘 녹음되었다.

 

이제 눈은 멈추고 햇살은 달라졌지만..

햇살이 달갑지 않은 세월은 비를 부르고 있다.

 

비내리는 날에 듣는 것도 좋겠다.

 

 

 

 

 

 

맹인부부가수

 

 

눈 내려 어두워서 길을 잃었네

갈길은 먼데 길을 잃었네

찾아오는 사람없이 노래 부르니

눈 맞으며 돌아가는 저 사람들 뿐

사랑할 수 없는 것 사랑하기 위하여

용서받지 못할 것 용서하기 위하여

눈사람을 기다리며 노래 부르네

세상 모든 기다림의 노래 부르네

 

노래가 길이 되어 앞질러 가고

돌아올 길 없는 길 앞질러 가고

함박눈은 내리는데 갈 길은 먼데

이 겨울 밤거리에 눈사람 되었네

아름다운 이세상을 건질때까지

절망의 즐거움이 찾아올때까지

무관심을 사랑하며 노랠부르네

눈사람을 기다리는 노랠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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