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은 아쉬움

흡연과 금연에 대한 글

대지의 마음 2010. 7. 22. 10:13

[출처를 제대로 알지 못해 밝히지 못하지만 옮겨온 글입니다.]

 

■흡연 ‘담배 피우면 죽는다’는 협박도 소용없다.


 흡연의 폐해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흡연자 본인의 건강문제일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600만 명을 넘었고 2030년에는 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쿠키뉴스 관련기사)

 그런데 ‘흡연하면 당신의 수명이 짧아질 것’ 따위의 경고문구는 흡연자들에게 거의 아무런 반향도 일으키고 있지 않아 보인다. 이는 한 인간의 목숨이 그 개인의 소유라는 현실주의적 사고의 위력인 듯하다. 현대사회는 자살이 법적 도덕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세상에 살아가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가치가 극단적으로 존중받는 시기이기도 한 것 같다.

 또 지금과 같이 욕구충족이 소비라는 매우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을 통해 전례없이 용이해진 시대에, 당장 체감할 수도 없는 ‘수십 년 후에 늙어서 병들고 고생한다.’라는 충고가 흡연자로 하여금 당장의 열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흡연의 달콤함을 뿌리치게 하는 것은 무리다.


■간접흡연 'Say No'한다고 해결할 수 있을까?


 간접흡연 문제도 흡연이 야기하는 크나큰 사회적 문제이다. 얼마 전(9일) 세계보건기구는 간접흡연으로 사망하는 전 세계 인구가 60만 명이라고 추산했다.(서울신문 관련기사)


 또 우리국민 2명 중 1명이 일상적으로 간접흡여에 의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여성 폐암환자의 90%가 비흡연자라는 사실(Say No 캠페인 관련자료)은 간접흡연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보여준다. 어떤 일이든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으로 자신이 피해를 입는 것은 억울하고 부당한 일이다.


 그럼에도 간접흡연은 흡연자로 하여금 담배를 끊게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간접흡연이라는 이슈 자체가 개개인의 에티켓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이 지금은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이기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이런 누군가 꾸준히 지적하고 감화시켜 가르치고 깨닫게 한다면 남이 없는 곳에서 담배를 피울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사람은 변화할 수 있고 나쁜 습관도 개선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면, 담배를 끊지 않고도 충분히 간접흡연이라는 ‘사회부정의(간접흡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부정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타 사회부정의와 마찬가지로 행위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행위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나 어린이, 의료비 지불이 어려운 저소득층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를 없앨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다.    


■금연해야 하는 이유 따로 있다.


 1. 담배 15 갑당 3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가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우선 담배 생산으로 인한 산림파괴 문제가 심각하다. 담뱃잎을 생산하거나 담배를 싸는 종이와 담배 갑을 만드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산림이 파괴되고 있다. 또 나무를 태워 그 연기로 담뱃잎을 말리고 풍미를 더한다.  


 이는 독특한 담배제조 과정에 연유한다. 담뱃잎은 수확된 이후 저장과 이송, 각종 처리 절차를 위해 높은 열을 뿜는 연기로 건조된다. 기간은 대략 1주일 정도 걸린다. 그 기간 내내 나무를 태워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끔찍한 남벌이 선행된다. 1회 건조에 1헥타르(1ha = 10,000m2), 연간으로 따지면 500만 ha 이상의 산림(‘6억 그루’의 나무들)이 담뱃잎을 말리는데 사라진다. 아직도 거의 대부분의 담배 생산국들이 이 방법을 ‘애용’한다. 심지어 이렇게 해야 담배 맛이 더 좋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매년 전 세계 20만 ha의 삼림’이 새로 담배 밭을 일구기 위해 파괴된다.  더욱이 담배 제조 방식이 현대화되면서 추가적인 산림파괴가 필요하다. 분쇄된 담뱃잎을 마는 데 필요한 종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 매 시간 ‘6km의 종이’가 소모된다. 좀 더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담배 15 갑(300개비)당 3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가 맥없이 푹푹 쓰러지고 있다.


 사실 우리는 담배를 피우는 속도로 삼림을 파괴하고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말라위. 아프리카 동남부, 모잠비크 서쪽에 위치하며, 영어를 공용어로 쓰며, 세계에서 열 번째로 큰 호수인 말라위 호수가 위치한 나라이다. 말라위의 경우, 80%의 산림이 오직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 파괴된다. (사실 말라위 농업에서 담배 농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담배 농사가 얼마나 산림을 파괴하는 일인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산림 파괴는 토양 침식, 홍수, 사막화의 원인이 되어, 농업용 토지를 못 쓰게 하고 이로 인해 식량 문제를 야기한다. 또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등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2. 버려진 담배꽁초 5조 5,000억 개 다 어디로 갔나?


 담배꽁초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2004년 한 해에만 5조 5,000억 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졌고(전 세계 인구로 나눴을 때 1인당 868개 씩), 190만 개만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수거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 6년 째(2006년 기준) 세계 쓰레기 중 발생 1위에 랭크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영국에서만 하루에 122톤의 담배 ‘관련’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2억 개의 담배꽁초와 2천만 개의 담배 포장지이다.(우리나라 관련 자료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알아내려 했으나 ‘수집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많은 쓰레기를 비흡연자들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매우 부당한 일이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문제는 담배꽁초가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성분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학자에 따라서 담배꽁초가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 25년에서 50년 걸린다는 의견도 있고, 어떤 학자들은 담배꽁초는 영원히 분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담배 한 개비는 4,000가지의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 중 독성 물질들이 토양에 스며들어 광범위한 피해를 준다.

더욱이 비바람으로 도시의 하수구로 몰려든 꽁초들은 바다나 강이나 호수로 쓸려 들어간다.

새나 물고기 등의 동물들이 담배꽁초 잔해를 먹을 경우, 소화 장애로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학자들은 계속해서 연구 중이지만 그 피해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는 클 것이라는 사실이다.


3. 담배 생산자 41% 담배 수확기 최소 1회 이상 GTS 앓는다


 담뱃잎 농부병(Green tobacco sickness, GTS)은 담뱃잎을 재배하는 지역에서 담뱃잎 수확 중 니코틴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면서 생기는 급성 니코틴 중독증이다. 주로 담배를 수확하여 건조기를 이용하여 건조하는 시기에 발생한다.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최근 조사에서 담배 생산자들의 41%가 담배 수확기에 최소 1회 이상 이 병증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WSJ 관련기사)


 담배 생산을 담배 생산자나 담배 농장 일꾼들 개인의 선택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 수치가 보여주듯, 거의 확정적인데도, 병마와 싸우며 생계유지를 위해 담배 농사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의료지원 등 기초적인 사회 인프라가 잘 구축된 선진국 국민들이나 고소득층이 아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의 가난한 영세 자영농이나 헐값에 고용된 농업노동자들이다.


 이들 가난한 일꾼들은 담배 농장에 고용되어 혹독한 노동과 병증을 강요받는다. 담배 재배는 한 개인의 경제적 이윤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생계유지를 위한 ‘강요’에 해당한다. 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이러한 노동 착취와 불평등한 부의 재분배를 구조화하는 일을 방조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값비싼 입맛’ 혹은 ‘잘못들인 습관’로 인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병증을 떠안으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양산된다는 사실은,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또 볼 수 없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4. 농약 과다사용 담배 재배에는 필수적


 담배 재배를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살충제와 제초제, 비료가 필요하다.


 담배라는 작물이 원래 다른 작물에 비해 벌레와 질병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담배 생산자들은 다른 농사에 비해 보호 장비가 필수적임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관리 기관이나 생산자 자신들의 생산자 보호 인식 부족으로 보호복과 같은 필수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러한 농약들은 토양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 물을 마셔야하는 사람들, 가축들, 그리고 주변에 사는 야생 동식물들에게 돌아간다.


 담배 생산에 ‘필수적인’ 농약의 과다 사용은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농약에 내성이 생긴 파리와 모기의 출현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을 퇴치하기 위해 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를 개발하여 살포해야 하고 생태계는 더 심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5. 전체화재의 14.6% 담배 때문에


 전 세계 화재 발생 원인의 40%가 부주의한 담뱃불 처리 부주의로 인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12월 1일부터 2009년 12월 1일까지 발생한 총 화재건수는 47970건이었다. 이중 담배로 인한 화재건수는 7026건으로 14.6%이다. 같은 기간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58억 7천만원이었고, 412명이 사망했고, 2102명이 부상을 입었다.(소방방재청 자료) 


■흡연을 에티켓의 문제로만 환원해서는 안 된다.


 담배를 무조건 못 피우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담배 생산으로 병과 노동력 착취에 시달리기는 하지만, 그나마 자신의 생계를 꾸려나가던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일꾼들이 일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에서도 담배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효과와 일자리 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조금 소극적인 방식이더라도, 담배 생산 회사들이 '친환경 윤리 경영'을 하게끔 강제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면서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담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연구와 철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 공론화도 필요하다. 합리적인 선에서 담뱃값을 인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간접흡연 문제에만 천착하여 흡연을 에티켓의 문제로만 환원해서는 안 된다.


 담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한 사회적 부담 및 삼림파괴의 정도를 담뱃값에 물려야 한다. 이를 담배 생산회사 및 판매회사에 물려야 한다. 얼마까지라고 정확하게 제안할 수는 없지만, 담뱃값은 지금 보다는 ‘훠-얼씬’ 비싸져야 한다. 그 인상가가 담배 농가에 높은 비율로 돌아가야 하며, 그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여야 함은 물론이다. 또 그들의 교육 여건과 복지 개선에 쓰여야 한다.


 또 담배생산에 소요되는 목재의 상당수(지금까지 베어진 나무의 개수나,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고려하여 담배 생산에 소요되는 나무의 개수의 3-4배가 다시 심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사실은 필수적이다.)를 대체할 수 있는 나무를 새로 심어(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삼림훼손과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담배 피우려면 ‘도덕적이고 정당하게’ 피워야 한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담배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끊으라고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제대로 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배운 적이 없는 '산업화․근대화의 희생자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담배에 의존해 인류사에 남을 예술을 창조하기도 한다.(물론 그것에 흡연이 기여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더하여, 언제나 급격한 '변혁'에는 부작용(담배를 전면 금지 시킨다면, 이를테면 담배 밀거래가 생겨날 수 있고, 이에 따른 저개발국가 노동자들에 대한 더욱 극심한 착취가 생겨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말했듯이 시간을 두고 지루할 지라도 사회공론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끝으로 흡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흡연자 자신이 그처럼 좋아하는 담배를 보다 ‘도덕적’이고 ‘정당하게’ 피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흡연자들의 도덕적 각성과 지적 근면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단은 조금씩 줄임으로, 또 자신이 피우는 담배 회사의 윤리성에 대해 검토함으로, 조금 더 나아가면 담배 회사로 하여금 식수(植樹)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끔 소비자 운동을 벌임으로 조금씩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 담배만드는 과정에서 니코틴의 흡수를 촉진한다든지, 향미를 높인다든지 하기 위해 초산, 용뇌유, 에틸알콜, 포도농축액, 벌꿀, 설탕, 박하, 니코틴, 암모니아 등 600여가지의 첨가물이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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