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show]Humans S3_휴먼스 시즌3, AI 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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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와 달리 투박하지만 조금 더 솔직하고 어설프지만 현실적인 주제를 그대로 마주하는 영국 드라마는 고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유명한 " 셜록 " 시리즈보다 " Black Mirror : 블랙미러 " 나 " Humans : 휴먼스 " 와 같은 Sci-Fi 적인 작품에 더 매력을 느끼는 듯합니다. 작년에 처음 접한 " Humans : 휴먼스 " 시리즈는 AI 가 자신 스스로 생각하고 의지가 생긴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드라마로 HBO에서 인기리에 반영 중인 " Westworld : 웨스트 월드 " 와 유사해 보이지만, 실생활 내부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After Zero Day, 이전 시즌들과 전혀 다른 전개 넓어진 세계관
이전 시즌을 보신 분이라면, " Leo : 리오 "를 살리기 위해 " Mattie : 매티 " 가 코드를 업데이트하고 그 부작용으로 일반 AI 들도 자아를 가지게 되며 마무리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시즌은 바로 이 Zero Day를 기점으로 AI는 자신들만의 보호구역을 지정해 함께 생활하고 AI 들이 자아를 가지며 생긴 혼란 중에 가족을 잃은 시민들은 그들을 살인자로 인식하며 굉장히 적대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구도였지만, 이번 " Humans : 휴먼스 "시즌 3에의 변화는 당황스러울 만큼 큰데요. 본래 자아를 가진 5명의 AI " Mia, Max, Niska, Karen, Fred " 와 반인간 반 AI인 " Leo " 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며 아버지가 남긴 AI 진화의 메시지를 풀어가는 모습들이 작지만 스릴감 넘치고 응원을 하게 했던 것에 반해, 전 세계적으로 인간 VS AI라는 적대적인 타이틀이 붙고, 테러와 시위가 빈번히 발생하는 시즌 3의 모습은 전혀 다른 드라마라 해도 믿을 만큼 이질적이었습니다.
Max는 AI의 독립을 비폭력적으로 이끄는 간디 같은 인물이 되어 있었고, Mia는 몸소 적대적인 인간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AI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독립열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과 시즌 1부터 관계를 맺고 있던 Laura는 인간이지만 AI를 이해하고 그들의 권리를 위해 가족과 커리어를 모두 포기하고 활동하는 변호사가 되어 있고, 수수께끼 많던 Karen 은 시즌 2에서 득템한 Sam이라는 어린이 AI 와 엄마와 아들 코스프레를 하며 관객들의 감정에 호소해 보려 노력합니다. 사실 이번 시즌은 작가가 대폭 바뀐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스토리가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는데요. 이전에도 Misfits라는 영국 드라마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 시즌을 기다렸다 해가 갈수록 내용은 산으로 가고, " Game of Thrones : 왕자의 게임 " 버금가는 주인공을 모두 죽이고 비슷한 캐릭터의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어이없음에 마지막 시즌을 보다 포기한 기억이 있는데요. " Humans : 휴먼스 " 시즌 3가 보여준 행보는 살짝 이런 산으로 가는 스토리 느낌이 들어 불안했습니다.
물론 인간과 AI의 공존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이고, 다음 시즌 세계관을 넓히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갑자기 너무 많은 자아를 가진 AI 들이 출연하고, 기존에 팬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는 Mia 나 Niska의 출연이 대폭 축소되며 Misfits 와 같은 주인공 대거 하차라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AI 들의 등장
그나마 이번 시즌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새로운 AI 들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어린이 타입의 AI는 성인에게서 느껴질 수 있는 거부감을 줄이고, 정말 인간에게 느끼는 훈훈함을 어필하기에 충분했고, Green eyes에 대적하여 인류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도록 새롭게 만들어진 Orange eyes 들은 이전 AI 들이 입던 심플한 의상을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의상으로 변화시키고 조금 더 기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기계와 인간의 선을 확실히 구분 짖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반가운 AI 도 돌아오는데요. 바로 모든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Odi입니다. 생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시즌 2에서 미국인 과학자에 의해 개발된 V라는 시스템이 Odi의 몸을 장악하며 신적인 존재로 다시 돌아옵니다. 모든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그것들을 판단해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힘을 부여할 수 있다는 건데요. 시즌 2에서 어느 순간 홀연히 사라져 .. 이건 뭐지...라고 생각했던 V 가 Odi를 통해 재등장한 건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사건사고도 많이 겪고 인간에게 호의적이라고도 적대적이라고도 보기 힘든 Niska는 V에게 AI를 이끌 지도자로 선택되며 사기캐릭터로 거듭납니다. 아마도 시즌 4에서는 그녀가 보여줄 활약이 커질 것 같은데요. Niska의 팬으로서 반가운 일이지만, Green eye 와 Orange eye, Blue eye를 넘어 Purple까지 나온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너무 혼란스러워 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 고민해야 할 문제
사실 이 작품은 완벽하진 않습니다.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AI 가 나오는 시점에 인간은 물론 AI까지 아이폰을 사용해 통화를 하고, 지금 시점에 보더라도 낡은 자동차를 통해 이동하며 현 체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떠않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빼면 2018년 우리의 삶과 다를 바가 없어 Sci-Fi라고 하기에 감흥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떠안고 한창 개발 중인 AI 들의 눈부신 발전을 보면 이러한 문제는 언젠가 인류가 직면할 현실적인 문제라는 생각에 스스로의 결정과 행동을 상상해 보게 하는 묘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저만하더라도 드라마와 같이 개인 로봇이 있다면 내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과연 이들과 경쟁해서 인류가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이렇게 완벽하다면 굳이 인류가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등등을 생각해 봤던 것 같습니다. ㅋㅋ
또한 인류는 그들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이들과 사회가 겪게 될 혼란을 생각하면 어느 선까지 그들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할지 등등 머지않아 인류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 이 부분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기대보단 우려되는 시즌 4
사실상 주인공이라 해도 무방할 Mia 가 이번 시즌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저로 하여금 멘붕을 주었고, Niska는 갑작스레 나타는 신적인 V로부터 새로운 힘을 얻어 사기캐로 진화하며 시즌 4 가 궁금하긴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의 기대보다는 우려의 감정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이미 이전 시즌들과 너무도 달라진 시즌 3의 스토리와 스케일에 한번 당황했고, 작가가 바뀐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변해버린 극의 분위기와 인물 설정은 실망을 안겨줬는데요. 이 분위기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시즌 4는 이미 시즌 1에서 한번 우려먹은 AI와 인류의 Mixed 의 탄생을 통해 화합으로 유도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상식을 넘어선 스토리의 진행이 눈에 보이고, Niska 가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Mia 가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전 시즌들이 주던 감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인데요.
물론 미국 드라마와 확실히 다른 감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배우들도 너무 매력적이지만 시즌마다 너무 확확 바뀌어버리는 설정과 스케일은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차라리 Black Mirror처럼 옴니버스 식으로 만드는 게 좋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요 ㅋㅋ 그런 이유로 Humans를 시청하시려는 분들에게도 시즌 3보다는 시즌 1과 2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 두 시즌을 보면 자연스레 시즌 3도 보시겠지만요 ㅋ 또한 영국 특유의 발음에 익숙해지고 싶으시거나 새로운 배우들의 연기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Humans_휴먼스는 Channel 4를 통해 방영되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도 다양하게 접하실 수 있어 어렵지 않게 드라마는 찾아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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