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_김승섭>(동아시아)에서.
(2017.11)
-사회역학 : 차별과 사회적 고립과 고용불안이 인간의 몸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가설을 탐구.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질병의 '원인의 원인'을 추적하는 사회역학의 역사.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낸시 크리거 교수.
우리가 오늘날 질병의 원인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 크리거 교수는 왜 질병의 원인을 항상 개인 차원의 고정된 요인으로만 가정하는지 질문. 유전적 요소인 가족력 조차도 환경적 요인과 상호작용하면서 질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데, 질병의 원인을 개별적으로 개인 차원에서만 고려할 때 우리가 놓치는 점은 무엇인지 묻는다. 그물망처럼 얽힌 여러 원인들로 인해서 사람들이 아프다면 그 그물망을 만든 거미는 무엇이고 누구일까?
우리는 그 그물망을 엮어낸 역사와 권력과 정치에 대해 물어야 하고, '질병의 사회적, 정치적 원인'을 탐구해야 한다고 크리거 교수는 말한다.
-어느 교수님의 '과학적 합리성'에 대한 이야기. 과학은 올바른 정답이나 뛰어난 발견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사유양식'이다.
과학적 합리성에서 포기할 수 없는 3가지.
첫째, 데이터에 기초한 사고, 둘째, 지식의 생산과정에 대한 의심, 셋째,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핑계로 행동을 늦추는 것에 대한 경계.
-데이터가 없으면 역학자는 링 위에 올라갈 수 없다. 그러나 역학자가 적절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싸움이 진행되는 링 위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과 같이 한 사회의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했을 때, 우리는 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 공동체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얼마전 일본의 재난 연구자 한 분을 만났다. 쓰나미 등 대형 재난을 겪은 지역에는 정부가 여러 지원을 수행하지만, 누구도 그 내용을 입에 올리지 않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원 내역을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되는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재난 당사자가 애도하고 치유에 집중하도록 사회가 침묵해야 한다. 그게 한 사회의 감수성이고 실력이다.
-갈등을 대하는 자세가 한 사회의 실력이다.
-제도가 존재를 부정할 때, 몸은 아프다.
-(재소자 인권을 존중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 인권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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