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낙비

남도의 소리 호남가_지명과 사설의 절묘한 화음

대지의 마음 2020. 10. 24. 08:34

 

조선후기 실학자 이서구가 지었다고 전하는 단가 호남가. 지명과 사설의 절묘한 화음으로 당대 전라도의 풍경을 단가에 담아낸 작품. 

 

소설 아리랑엔 한 많은 소리꾼 옥비(옥녀)가 잔칫날 잔치에 등장해 목을 가다듬으며 부르는 첫 소리로 바로 이 호남가가 소개된다.

 

도올 선생님의 해설을 들으면 호남 여러 지명도 그 자체로 의미가 살려진 사설의 한 대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주체가 된다.

 

이런 절묘한 구절을 지을 수 있다니 놀랍고도 대단하다. 무심코 부르는 호남지역 지명의 뜻과 역사, 아름다움을 새롭게 배울 수 있다.

 

 

 

함평천지(咸平天地) 늙은 몸이 광주(光州) 고향(故鄕)을 보랴하고
제주어선(濟州漁船) 빌려타고 해남(海南)으로 건너갈제
흥양(興陽)의 돋는 해는 보성(寶城)에 비쳐있고
고산(高山)에 아침안개 영암(靈巖)을 둘러있네
태인(泰仁)하신 우리성군(聖君) 예악(禮樂)을 장흥(長興)하니
삼태육경(三台六卿) 순천(順天)이요 방백수령(方伯守令)이 진안(鎭安)현이라
고창(高敞)성 높이 앉아 나주(羅州)풍경 바라보니
만장운봉(萬丈雲峰) 높이 솟아 층층(層層)한 익산(益山)이요
백리 담양(潭陽)의 흐르는 물은 굽이굽이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의 맑은 물은 이 아니 용안처(龍安處)며
능주(陵州)의 붉은 꽃은 골골마다 금산(錦山)이라
남원(南原)에 봄이 들어 각색(各色) 화초(花草) 무장(茂長)허니
나무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가지 옥과(玉果)로다
풍속(風俗)은 화순(和順)이요 인심은 함열(咸悅)인디
기초(奇草)는 무주(茂朱)하고 서기(瑞氣)는 영광(靈光)이라
창평(昌平)한 좋은세상 무안(務安)을 일 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이 낙안(樂安)이요 부자형제(父子兄弟) 동복(同福)이로구나
강진(康津)의 상고선(商賈船)은 진도(珍島)로 건너갈제
금구(金溝)의 금(金)을 이뤄 쌓인제 김제(金堤)로다.
농사(農事)하던 옥구(沃溝)의 백성(百姓) 임피상의(臨陂裳衣) 둘러입고
정읍(井邑)의 정전법(井田法)은 납세인심(納稅人心) 순창(淳昌)허니
고부청정(古阜靑靑) 양유색(楊柳色)은 광양(光陽)춘색(春色)이 팔도(八道)에 왔네
곡성(谷城)에 숨은 선비 구례(求禮)도 하려니와
흥덕(興德)을 일삼으니 부안(扶安)제가(齊家)이 아니냐
우리 호남(湖南)의 굳은 법성(法聖) 전주백성(全州百姓)을 거나리고
장성(長城)을 멀리 쌓고 장수(長水)를 돌아들어
여산석(礪山石)에 칼을 갈아 남평루(南平樓)에 꽃았으니
삼례(參禮)가 으뜸인가 거드렁 거리누나

_호남가(湖南歌)

 

#도올특강 역사를 말한다 제3부 '한류와 풍류' 가운데 '호남가' 해설. #이서구 #함평천지늙은몸이. 2006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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