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러시아만도 못해?
1차 연평도 포격전의 인명살상에 관하여 북측을 비난했던 러시아가 남측의 포격훈련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반대하였다. 이런 일은 지극히 예외적이라고 한다.
왜 그랬을까? 연평도 포격훈련이 국지전으로, 더 나아가 전면 핵전쟁이 되리라고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한반도에 인접한 러시아가 입을 가공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 개입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사격을 정지하고 대화를 촉구하자는 초안을 안보리 이사회에 상정하였으나 미국의 반대로 의장 성명 채택에 실패 했다.
국경이라야 한반도와 20Km정도 밖에 접하지 않은 러시아가 한반도 전쟁으로부터 제 나라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 야단인데 우리는.....몹시 부끄럽다.
중국은 또 어떤가?
그들은 영토와 주권, 공산당 집권,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평화와 안정을 국가이익의 3대 핵심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무엇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국가적 신념으로 확고히 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저들의 핵심적 국가이익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사격훈련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나 중국은 제 몸, 제 가족, 제 나라를 위해 우리의 포격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데 내 나라 내 몸을 위해 연평도 포격훈련은 정녕 필요한 것인가?
누구를 위한 포격훈련인가?
남측은 우리 영토(영해) 내의 군사훈련으로서 ‘통상적 주권 행사’인데 웬 시비냐고 한다.
남북이 각기 주장하는 영토(영해)는 겹쳐 있는데 북측은 포탄이 북측 영토(영해) 내에 0.001m라도 침범하면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한다. 군 당국은 북측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공격 원점을 폭격‘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측은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마침내 ’핵전쟁 참화‘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나라와 민족 앞에서 누가 더 화약고의 뇌관 가까이에 불씨를 가져갈 수 있는가 기 싸움을 하는 모양새다. 모두 알다시피 23일의 연평도 포격전 이후 남측에서는 제2차 포격 훈련을 동 서 남해의 29곳에서 실시하였다. 그런데 연평도 일대는 기상관계로 사격 훈련을 연기하였다. 이 일로 정부와 국방당국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빈축을 샀는데 특히 냉전 수구세력의 반발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화약고에 연결된 인계철선을 건드리지 않은 것과 같은, 말하자면 잘 한 일인데 왜 이걸 뒤집으려고 기를 쓰는 것일까?
며칠 전에 한국을 다녀간 미국의 전 국가정보원장 데니스 블레어가 ‘한반도에 전면전 까지는 몰라도 국지적 군사충돌’이 예상된다고 하였다. 정부가 대북 강경 여론을 등지면 ‘정치적 치명타’를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란다.
MB정부를 받치고 있는 몇 개의 기둥 가운데 가장 강력한 중심축인 보수 우익뿐만 아니라 무당파나 일반 시민 가운데 상당수도 정부와 군 당국의 무능을 성토하는 사실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전직 최고위 정보 관료는 미국의 작전 구상에 관계없이 심심풀이로 구경삼아 서울엘 다녀가지 않았다.
미국은 상황에 관계없이 한국과 함께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서해 포격훈련을 적극 옹호 지지 하였다. 주한 미군과 정전위원회 20명을 통제 통신 요원으로서 사격현장에 파견하였다.
한 편 뉴멕시코 주지사 리처드슨을 평양에 보냈다.미국 발 외신에 의하면 평양의 리처드슨은 “남측이 포격훈련을 하더라도 내버려 둬라”고 북에 권고 하였고 북으로 부터 의미 있는 반응을 보았다고 한다.
다음날 포격훈련 와중에서 “북은 IAEA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왔다. 맨 입으로 이룬 합의는 아닐 터, 남측의 포격훈련 하루가 지나도 북의 물리적 대응이 아직은 없다. 남측인지 미국인지 그 본거지를 쓸어버리겠다는 불길한 여지는 남긴 채 겉만 봐서는 평온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 같지만 그 안에 내막이 있다.
포격훈련으로 무엇을 얻었는가?
정부 여당은 대포폰, 불법사찰, 날치기국회, 死대강, 형님예산, 불공정 인사... 권력 교체기를 앞두고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난제들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국론분열을 국민통합으로!’ 군사정권의 이데올로기가 부활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일시적인 국면전환을 넘어 재집권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남북 대결 국면에서 적극적인 한미 공동행동 대가로써 한미FTA 개악을 달성했고 이젠 광우병쇠고기가 대기 중이다. 거기에다 구제역 청정국가에서 한 해에 세 차례나 구제역 재앙을 치르고 있다. 미국 쇠고기가 제방 무느고 밀려오는 홍수처럼 될 것이다. 미국산 무기구입 조건이 크게 확대되었다. 그것도 무한궤도로~. 거기에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적 포석에 한국군이 깊이 배치되었다.
그러면 우리들 국민대중은 무엇을 얻었는가? 오늘의 평온이 평화인가? 우리의 살 길은 불씨를, 인계철선을, 뇌관을, 화약고를 차근차근 없애는 데 있지 않는가? 평화협정 말고 달리 대안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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