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은 아쉬움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_백창우

대지의 마음 2010. 11. 30. 01:23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 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좆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역시 오늘도 술이 몇 잔 들어가니

제 기분에 주저리주저리 홀로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헤어졌습니다.

또 술 깨면 왜 그랬을까를 고민하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안 그랬지요.

그토록 많은 배움대로 상대 이야기를 듣기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구요.

 

그런데, 약 1병의 알코올 정도만 들어가면

그 이후론 긴장도 풀어지고 분위기도 무르익고

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결국, 오늘도 2차부터는 내 이야기를 앞세우고 말았습니다.

술 먹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전 늘 그랬다는 사실을, 고치기 힘든 버릇이겠구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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