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음반=가리온 ‘가리온2’
▲ 올해의 음악인=갤럭시 익스프레스
▲ 올해의 노래=뜨거운 감자 ‘고백’
▲ 올해의 신인=게이트플라워즈
▲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태양, 김윤아, 에프엑스(f(x))
▲ 최우수 영화 TV음악=‘브라보, 재즈 라이프’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연주 부문=이판근 프로젝트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재즈음반 부문=나윤선 ‘Same Girl’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음반 부문=라 벤타나
▲ 공로상=손석우
▲ 최우수 모던록 음반=9와 숫자들 ‘9와 숫자들’
▲ 최우수 모던록 노래=브로콜리 너마저 ‘졸업’
▲ 최우수 록 음반=크래쉬 ‘The paragon of animals’
▲ 최우수 록 노래=게이트플라워즈 ‘예비역’
▲ 선정위원회 특별상=슈퍼세션(엄인호, 최이철, 주찬권)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2NE1 ‘2NE1’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Miss A ‘Bad Girl Good Girl’
▲ 최우수 랩&힙합 음반=가리온 ‘Garion 2’
▲ 최우수 랩&힙합 노래=가리온 ‘영순위(feat. 넋업샨)’
▲ 최우수 팝 음반=조규찬 ‘조규찬9’
▲ 최우수 팝 노래=10cm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진보 ‘Afterworks’
▲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디즈 ‘Sugar’
가리온이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에 오른 이유는?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 교수)
지난 2월 23일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우리금융아트홀에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의 그래미상을 표방하며 2004년 첫 발을 내디딘 한국대중음악상이 올해 제8회를 맞은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지난 2009년 돌연 정부가 예산 지원을 중단하면서 소규모 공연장에서 일반 관객 없이 치러져야 했는데 올해는 한겨레신문사가 공동 주최로 나서면서 좀 더 번듯한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 진행될 수 있었다.
김제동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시상을 하거나 수상을 하는 음악인들은 한 목소리로 이 상의 의미에 공감을 표했고 감동적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의 시상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힙합그룹 가리온이 올해의 음반상을 비롯해 3관왕에 오르면서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뉴시스
사실 가리온은 힙합에 상당 수준의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그 이름조차 알기 어려운 뮤지션이다. 한국 대중음악 씬에서 주변 장르일 수밖에 없는 힙합 뮤지션이 대상격인 올해의 음반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한국대중음악상의 성격을 말해준다. 이 상의 가장 기본적인 정신은 대중음악을 그저 오락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 표현이며 작가적 창조력의 산물로 보자는 데 있다.
현재 대중음악인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은 한국대중음악상 외에도 이미 적지 않다. 공중파 방송사마다 연말에 실시하는 가요대상류의 시상식이 있고 케이블TV의 음악채널에서 실시하는 가요상과 뮤직비디오 대상, 또 이런저런 언론 매체들이 주관하는 시상식들이 있다. 이 상들이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한 해 동안 가장 인기를 얻은 가수들을 대상으로 상을 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니까 이들 상에서 대중음악은 여전히 오락이며 상품일 뿐 그것이 가진 예술적 성취와 음악적 진정성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기존의 시상식과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이 상의 기준이 상업적 성취나 인기도가 아니라 그 음악이 보여준 예술적 성취에 있다는 점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8회를 진행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비판은 이 상이 TV에서 자주 보는 주류 가수들을 배제한 비주류 음악상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일단 그동안의 수상 결과를 봐도 금방 드러나지만 적지 않은 주류권의 인기 뮤지션들이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이는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대중음악상은 기본적으로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구분 자체를 거부한다. 오직 그 음악이 보여준 음악적 성취, 창조적 작가 의식만이 기준이 될 뿐이다. 이 상의 수상자 가운데 TV를 주름잡는 주류 음악인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 시장에서 진지한 작가주의와 음악적 진정성을 보여주는 음악인이 그만큼 많지 않음을 말해줄 뿐이다.
이 상이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마찬가지이다. 대중성이란 지금 현재의 대중이 그 노래(혹은 가수)를 얼마나 알고 좋아하는가를 의미하는 것일 수 없다. 기본적으로 현재 대중음악의 소통구조가 극히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부의 (음악인 아닌) 엔터테이너들만 등장하는 TV를 통해 만들어지는 대중성이란 실상 대중의 개념과 범주를 지극히 좁은 테두리 안에 가두는 것이며 이는 결국 진정한 대중성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에 빛나는 '가리온' ⓒ뉴시스
한국대중음악상은 주류 중심으로 왜곡되어 있는 대중음악 소통구조에서 소외되어 있고, 그래서 대중을 폭넓게 만날 기회가 원천 봉쇄되어 있는 다수의 음악인들에서 숨어 있는 대중성을 발견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그 대중적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대중음악상은 뛰어난 음악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중적으로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했던 뮤지션들을 발굴하여 상을 줌으로써 그들을 조금이나마 대중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자 했다. 그것이 당장 음악시장을 변화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이런 노력이 지속된다면 한국 대중음악이 현재의 불모적 상황을 벗어나 창조성을 회복하는 데 결코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한국대중음악상이 갖는 또 하나의 의의는 대중음악을 다루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틀을 벗어나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중음악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분히 주류 중심적이고 가수 중심적이며 인기와 오락성 위주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대중음악상의 시상 부문을 결정하고 장르를 구분하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대중음악의 음악적 성취와 예술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며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시상 부문에 다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어떤 것이 한국 대중음악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음악적 발전을 이룰 수 있기 위해 바람직한 기준인가에 대한 토론과 논란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예컨대 우리 사회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장르에 대한 인식과 관점은 아직 초보적이며 지극히 비과학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흔히 주류 대중가요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 트로트, 발라드, 댄스음악 정도의 구분을 두고 장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 아닌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축하공연을 벌이는 '버벌진트'. ⓒ뉴시스
한국대중음악상의 장르 부문 시상은 한국 대중음악에 대해 장르의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좀 더 객관적인 규정을 모색한 최초의 시도나 다름이 없다. 여전히 많은 허점이 있고 비현실적인 부분도 없지 않지만 앞으로 이 상을 지속해 가는 과정에서 좀 더 현실적이면서 객관적인 장르 규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은 여러모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음반 시장은 사실상 이미 고사 상태이고 그 대신 비대해진 음원 시장의 수익은 대부분 거대 통신사들의 몫일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음악적 다양성의 부족이다. 일부 주류 아이돌 스타들이 매체를 장악한 가운데 수많은 음악인들의 작품이 대중을 만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고 사라져간다. 그런 가운데 고만고만한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댄스 음악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일부 계층과 연령층을 제외한 다수의 음악 청중들은 들을 만한 음악, 사고 싶은 음악을 찾지 못한 채 극심한 문화적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이 모든 위기 상황의 근저에는 대중음악을 하나의 예술 장르로 보기보다 돈벌이 대상으로서 상품이자 일시적인 오락거리로만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대중음악이 상품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 이전에 창의적인 예술적 산물이다. 두 가지 측면이 균형을 이룰 때 대중음악의 문화적 발전과 상업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 대중음악을 단지 상품만이 아닌 예술로, 대중음악인을 단지 엔터테이너만이 아닌 아티스트로 대접하고자 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이 존재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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