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낙비

El Condor Pasa_Ignacio Alderete

대지의 마음 2011. 12. 23. 07:25

 

 

 

 

[El Condor Pasa_철새는 지나가고]는 18세기에 생겨나 구전되어왔다고 한다.

페루뿐만 아니라 볼리비아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니 인디오들이 상당히 애호하던 곡임에 틀림없다.

 

다니엘 알로미아스 로블레스라는 민속음악가가 1916년 이 곡을 처음 채집하였고,

1970년대 사이먼과 가펑클을 통해 전 세계에 퍼졌다.

 

 

이 곡이 18세기에 만들어졌다는 주장은 투팍 아마루의 봉기와 결부되어 전해져온 이야기이다.

 

1780년 투팍 아마루가 일으킨 민란은 식민시대 남미 최대 규모였다.

그것은 리마를 주요 거점으로 한 스페인의 남미 경영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들었다.

식민시대 다른 민란의 주동자들은 주로 토착종교 문제, 민생경제, 관료의 폭정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투팍 아마루는 아예 원주민 국가 건설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았다.

이후 백인 크리오요들이 주도한 독립전쟁과도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던 것이다.

 

투팍 아마루는 원주민 국가 건설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아예 잉카 황제의 후손임을 자처했다.

 

그러나, 결국 진압되었고 투팍 아마루는 쿠스코 광장으로 끌려왔다.

형 집행관은 투팍 아마루의 사지를 찢어버리라고 명령했다.

그의 두 팔과 다리는 네 마리 말에 각각 묶였다.

이윽고 네 마리 말이 사방으로 움직이면서 그의 몸은 공중에 떠서 파르르 떨렸다.

 

[철새는 지나가고]의 콘도르는 공중에 떠서 몸이 파르르 떨리는 투팍 아마루를

날개를 펼친 콘도르에 비유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안데스의 수많은 구전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과연 투팍 아마루 때문에 이 곡이 생겨났는지는 단정하기 힘들다.

   -이상은 책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를 참고했다.

 

 

 

콘도르는 현존하는 새 중 가장 큰 육식성 새로 알려져 있다.

몸집이 너무 커서 초기 비행은 아래로 하강만 한다고 하며 그 이후 위로 떠오르며 날아간다.

 

그래서 안데스 계곡의 높은 곳에 서식하며

깊은 계곡의 기류를 이용해서 난다.

 

한번 날아오르면 하루 정도의 비행이 가능하다는 콘도르는

안데스인들로부터 '태양 가장 가까이 나는 새'로 믿어진다.

 

지상, 지하, 천상의 3가지 세계로 구분하여 사고했던 안데스인들에게

뱀은 지하 세계의 수호신으로,

퓨마는 지상과 현세의 상징으로,

그리고 <콘도르>는 천상의 세계를 상징한다.

 

안데스인들의 신령스러운 믿음을 받는 <콘도르>라면

투팍 아마루의 저항 속에 그들의 믿음을  담는 구전 이야기는 사실일 것이다.

 

 

아래는 음반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에 담긴

파라과이 출신의 아르빠(안데스의 하프) 연주자 이냐시오 알데레떼가 연주한 곡이다.

 

 

 

 

 

 

 

 

 

 

 

'나만의 소낙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딩동댕_고규태, 범능  (0) 2012.01.01
나무의자_백창우  (0) 2011.12.31
부용산_안치환  (0) 2011.12.19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_박강수  (0) 2011.12.18
난 늘 니가 좋다_노래야 나오너라  (0) 201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