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청년이 세계 25명의 청춘들을 만나러 떠난다.
그가 만난 25명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비쳐진 세계 여러곳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보는 책이 아니다.
넘쳐나는 실용적 여행 서적과도 다를 듯 하다.
제목을 보고 얼핏 웃음이 나오고 왠지 나완 다른 어린 친구들이 봐야할 책이라는 선입견이 들 때
그러니까 바로 그 때.
그런 느낌이 진짜로 싫어서 '꼭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꿈꾸는 청춘들을 찾아…25살 청년의 지구 한바퀴
세상은 지금, 각박하다. 나라를 가리지 않고 경제위기가 현재진행형인데, 그 틈바구니에서 청춘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렸다. 내남없이 살기 어려운 판에 누구 하나 청춘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토록 많은 청춘들이 꿈과 희망도 없이 모두 숨죽여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청춘들은 올여름 영국 런던에서 메달이 아닌 올림픽 정신을 위해 사력을 다했고, 누군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빈민가에서 여전히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청춘의 지도를 그리다>는 청춘들의 굵은 땀방울과 더불어 꿈과 희망을 예찬한다. 지은이 마크 세레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던 전도유망한 25살 청년이었다. 하지만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세계여행에 나선다. 마크의 꿈은 “전세계를 돌며 스물다섯 나라에 사는 내 또래 청년 스물다섯 명을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그의 꿈을 전해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어리석은 짓” “치기 어린 행동”이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마크는 “기꺼이 모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충만했고,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세대”를 만날 기쁨으로 들떴다.
직장 박차고 나온 스페인 청년
남아공·한국·아르헨·러시아 등
25개 나라 또래 청춘과의 만남
첫 여정은 2008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시작됐다. 마크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그러나 디제이가 꿈인 청년 삼볼로를 만났다. 인종차별이 사라졌다지만 남아공은 흑백간 빈부 차이가 여전했고, 에이즈가 만연한 나라였다. 디제이가 꿈이라고 해서 삼볼로를 허영에 가득 찬 연예인 지망생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디제이 활동으로 학비를 벌 뿐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뒤죽박죽인 남아공의 과거를 극복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대의 청년”이다.
마크의 여행은 모잠비크와 스와질란드, 짐바브웨와 일본으로 이어졌고, 2008년 10월에는 대한민국 서울에 도착했다. 마크의 눈에 비친 한국은 이상한 나라였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정보를 차단시키려고 애쓰는 공산주의 독재자가 통치하고, 남한은 과도한 소비주의가 팽배했고 정보의 홍수 상태다. 한쪽은 누구나 휴대폰을 가질 수 없고, 다른 한쪽은 경쟁이 너무 심해 정보의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일상에 젖은 한국 사람들로서는 체득할 수 없는 진실을 이방인 마크는 단박에 알아낸 것이다. 이런 현실을 자각하도록 도운 사람이 바로 가수 이소은이다. 이소은은 10년 동안 4집 앨범을 낸 관록 있는 가수지만, 앨범마다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라”는 의식 있는 청춘이기도 하다. 잠시 음악을 접고 미국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곧 변호사로 일할 예정이다.
뒤이어 향한 중국 베이징에서는 환경운동가 이안을 만났다. 그린피스 중국 본부에서 활동하는 이안은 처음엔 “정치적인 문제를 비켜가기 위해 환경학을 선택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일하면 할수록 환경이 곧바로 정치 영역임을 실감한다고 했다. 사상 최악인 베이징, 아니 중국의 환경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그는 “교육”을 지목한다. “5천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산다는 자부심”을 계속 느끼기 위해 공부해야 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과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은폐하는 정부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싶지 않아”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도 공부해야 한다. 세계의 굴뚝 중국에서 환경운동가로 산다는 것은 어떤 마음가짐일까. 마크는 절절한 대답 대신 “이안이 앞으로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말을 대신 들려준다.
마크가 여행한 나라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몇 곳을 제외하면 대개 제3세계 국가들이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나라는 바로 아르헨티나다. 아니, 마크가 만난 발명가 루카스가 더 인상적이라고 해야 옳다. 이곳 경제 상황도 빤하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적고, 청년들은 대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발명가 학교의 교사로 일하는 루카스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단순한 의사나 엔지니어”가 아닌 “상상의 나래를 펼쳐” 가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루카스는 스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이라는 선물을 전해주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지구 반대편 나라의 상황이 어쩌면 우리와 이리도 흡사할까.
페루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을 두루 거친 마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그곳에서 만난 이는 “언젠가 목성에 가고 싶어”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한, 우주비행사 지망생 타티아나. 모스크바 국립항공대학에서 공부중인 그의 일상은 우주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별자리를 좋아해 천문학을 공부했고, 그 관심사가 확장되어 우주비행사를 꿈꾸게 되었단다. 주중엔 항공학교 수업과 별도로 군사용 로켓 디자인을 하고, 주말에도 비행기와 웹 프로그램 설계에 몰두한다. 그가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이유는 세속적 욕심이 아니다. 오히려 분명한 목표를 가진 소수만이 누리는 행복이다. “어쩌면 몽상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목성에 가는 것이 내 꿈이야”라는 타티아나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2008년 9월 시작해 2009년 8월에 여행을 마치기까지 마크는 세상의 변화에 눈떴고, 무엇보다 생각하는 힘을 길렀다. 그는 늘 스스로에게 물었단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을까?” 대답은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마크는 세계를 여행하며 꿈과 희망으로 부푼 청춘들을 만났고, 그들이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임을 직감했다.
그의 여행은 여전히 계속된다. 두 번째 책을 쓰기 위해 이미 아프리카 대륙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종단했고, 또 다른 여행을 계획 중이다. 책에서 만난 25명의 청춘들도 그곳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길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마크가 말한다. “청춘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크의 여행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되뇌는 것이 아니라 삶의 자리를 모험과 대안으로 채우는 것이다. <청춘의 지도를 그리다>는 청춘의 열정과 활기를 새로운 각도에서 눈뜨게 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추천사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이 책의 열정이 전해지기를
_ 손미나 (『스페인 너는 자유다』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의 저자)
한국어판 서문 한국의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무엇이 나를 이 여행으로 이끌었을까
+ 이륙 무모한 도전의 시작 (스페인, 바르셀로나)
01. 허름한 가방 속에 담긴 소웨토 청년의 꿈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02. 누구에게는 가능한 것, 누구에게는 불가능한 것 (모잠비크, 마푸투)
03. 사우보나! 스와질란드, 행운을 빌어줄게 (스와질란드, 버냐)
04. 시심(詩心)으로 어두운 조국을 밝히다 (짐바브웨, 하라레)
05. 젊은 승려가 들려준 행복, 그리고 인생 (일본, 고야산)
06. 우리 가까이에 있는 스타 (대한민국, 서울)
07. 세계의 굴뚝, 중국에서 환경운동가로 산다는 것 (중국, 베이징)
08. 한계에 도전하는 ‘홍콩의 포레스트 검프’ (홍콩)
09. 여러 가지 표정의 인도, 그 황홀경 (인도, 델리)
10. 태국의 국민 스포츠, 무에타이 현장 방문기 (태국, 방콕)
11. 앙코르와트에서 나눈 과거와의 대화 (캄보디아, 씨엠립)
12. 모든 게 변화하고 있는 베트남 (베트남, 호찌민)
13. 매일매일을 파라다이스에서 살아간다면 (필리핀, 부수앙가)
14. 눈코 뜰 새 없었던 캔버라에서의 하루 (호주, 캔버라)
15. 전통을 이어가는 신세대 마오리족 (뉴질랜드, 타우랑가)
16. 카를라, 새 삶은 시작될 수 있을 거야 (칠레, 산티아고 데 칠레)
17. 세상을 바꿀 두 가지 희망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18. 밀림에서 보낸 잊지 못할 하룻밤 (페루, 푸칼파/베타니아)
19. 음악과 함께 보고타 시내를 바라보며 (콜롬비아, 보고타)
20. 남부의 카우보이 (베네수엘라, 마르가리타 섬)
21. 정겨운 치아파스 (멕시코, 치아파스)
22.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와 아메리칸 드림 (미국, 코니아일랜드)
23. 또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캐나다, 몬트리올)
24. 장미, 재스민 그리고 바닐라 (영국, 런던)
25. 언젠가 목성에 가닿을 그날을 기다리며 (러시아, 모스크바)
+ 착륙 다시 집으로 (스페인, 만레사)
에필로그 청춘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그들이 꾸는 모든 꿈이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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