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외로움

알라딘 중고서점은 '중고서점'일까?

대지의 마음 2012. 12. 5. 07:37

 

서점이 사라진 자리에 옷 가게가 들어설 때,

용케 삼복서점을 비롯한 광주시내의 몇몇 서점은

자리를 옮겨 가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약속장소로 활용되었다.

 

그런 삼복서점이 이젠 중고서점으로 탈바꿈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새 책을 사기에 왠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고맙게도 시내 한복판에 중고서점이 생기다니...

 

온 식구가 함께 놀러갔다.

 

 


 

서점 지하로 들어서는 입구가 보인다.

알라딘 중고서점?

인터넷을 통해 도서 할인 판매를 주로 하는 알라딘도 어떻게 보면 도서유통업계에서는 대자본(?)으로 볼 수 있을텐데..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중고서점을 열었다는 사실은 알지만 '오프매장?, 뭐지?'

 

내 오해일수도 있겠지만 이건 도서유통업계 대 자본이 소규모로 운영되면서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지만

이제 그 명맥마저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마저 장악하는 현실이 아닐까?  

 

애초의 반가움이 서운함으로 살짝 돌아선다.

어쨌든 입구의 도서 장식과 작가의 명문들이 눈길을 끈다.

 

 

 

 

 

 

 

 

 

 

 

 

 

 

 

 

 

 

내부는 기존 삼복서점 공간인 만큼 넓은데 놀랍게도 그 곳을 가득 중고서적들이 채우고 있었다.

아마 상당기간 운영되어 온 모양이다.

 

책을 사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그 옆으로는 방금 구입한 책들이 분류를 기다리고 있다.

분류가 된 중고서적은 따로 라벨이 붙여지고 정가가 매겨져서 카테고리별로 체계적으로 분류된다.

동네 중고서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중고서적의 재창조'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거 정말 반가운데 그럴 수 만도 없는 아쉬움이 동시에 떠오른다.

중고서점에 대한 내 선입견을 확실히 바꿔야겠다!

 

 

 

엄마는 책 2~3권을, 아이들은 음악 CD 몇 개를 구입한 반면

소설 녹두장군을 두고는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한 권도 사지 않았다.

 

 

 

서점 이곳 저곳에는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거나

입구와 비슷한 좋은 귀절의 명문들이 장식하고 있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책을 접한다는 것!

중고서점이 주는 큰 매력이다.

 

하지만,

여행을 가면 현지인에게 헌책방 위치를 묻는다는 장정일의

그 곳은 내가 알기론 광주고등학교 부근 계림동 헌책방 거리가 더 적절한 장소가 아닐까 싶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진짜 <중고서점>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