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낙비

이층에서 본 거리_다섯손가락

대지의 마음 2010. 6. 12. 07:26

 

어제 저녁부터 기다리던 비가 왔다.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비가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더욱(!)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비가 오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다.

 

다행이다.

기다리던 비가 내리고 있고, 내일까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둘째 아이 태림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조합 체육행사가 있는 날이다.

태림이에겐 미안했지만 나에겐 비가 필요했다.

 

체육행사에 함께하기 싫은 내심이 크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비가 오는 운동장 곁에서 그저 술 한잔 마시는 게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니까.

 

아마 6개월정도일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부대끼는 게 내키지 않았다.

그저 방구석 가장자리에 기대여 잠을 자거나 TV를 조정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땐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엄청 컸던 듯 싶다.

 

문제가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게 고민이니 싶진 않다.

그저 넋놓고 있는 걸 남들이 방관했으면 싶을 뿐이니.

 

어쨌든 오늘과 내일은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

비가 오니까.

 

그리고, 음악을 찾았다.

'비'가 들어가는 여러 노래들을 찾았지만

이상스레 '비'가 들어가지 않은 이 노래가 귀에 감긴다.

 

'비'를 노래하진 않았지만

이층에서 본 안개 자욱한 거리의 평온함보다는

'비오는 거리'에 더 적절한 멜로디의 노래인 듯 싶다.

 

아마도 뭔가 심란한 상태를 표현한 가사와

멜로디가 주는 느낌이 딱 맞아 떨어진 이유 때문일 듯..

 

 

 

 

 

 

 

 

이층에서 본 거리

 

수녀가 지나가는 그 길가에서

어릴 적 내 친구는 외면을 하고

길거리 약국에서 담배를 팔 듯

세상은 평화롭게 갈길을 가고

분주히 길을 가는 사람이 있고

온종일 구경하는 아이도 있고

시간이 숨을 쉬는 그 길가에는

낯설은 그리움이 나를 감싸네

이층에서 본 거리 평온한 거리였어

이층에서 본 거리 안개만 자욱했어

 

해묵은 습관처럼 아침이 오고

누군가 올 것 같은 아침이 오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유로

하루는 나른하게 흘러만 가고

구경만 하고 있는 아이가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도 있고

안개가 피어나는 그 길가에는

해묵은 그리움이 다시 떠오네

이층에서 본 거리 평온한 거리였어

이층에서 본 거리 안개만 자욱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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