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치는 펭귄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새로운 100년 ' 가슴을 뛰게하는 통일이야기(오마이북)

대지의 마음 2014. 10. 1. 09:13

 


새로운 100년

저자
법륜, 오연호 지음
출판사
오마이북 | 2012-05-0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스님, 왜 통일을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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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과 같은 흔히 말하는 진보적 진영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자기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역사의식'에 대한 스님의 통찰은 많은 고민을 주었다. 흔히 현대의 우리 현실을 이야기할 때 현대사와의 깊은 관련을 이야기하지만 조선후기 역사와의 관련성까지 말씀하시는 분은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스님이 말씀하시는 200년간의 민중의 역사. 그리고 더 나아가서 고대사에 대한 인식이 현재 우리 현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은 놀라웠다.(근래 이덕일 선생이 말씀하시는 고대사 왜곡과 관련해 친일사관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도 관련이 있을 듯.) 어쨌든 난 우리 역사에 대한 공부가 왜 통일까지 연관이 있는지 더 공부해 볼 욕심이 생겼다.

 

한번쯤 더 읽어볼 구절을 옮겨왔다.

 

-"첫째, 내가 뭔가 한자리 하겠다고 왔다면 집에 가라. 둘째, 대중이 하라는데 안 하겠다면 역시 집에 가라."

-순수한 사람만 모아서 무언가를 하면 순수할지언정 큰 세력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솔직히 말해서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은 상대와 싸워야 하잖아요. 그런데 싸워 이겨야하는 이런 운동은 부처님의 가르침하고 조금 맞지 않았어요.

-사실 소비주의 문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똑같은 문명입니다.

-무엇이 통일의 원동력이 될지를 고민하다가 발견한 것이 '역사의식'입니다. 6000년에 달하는 장구한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지금의 분단 현실을 보면 찰나일 뿐이죠.

-상황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화를 당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통일을 하려면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해야죠.

-우리와 함께 북방계열에 속하는 흉노족, 몽골족, 선비족, 여진족, 거란족, 일본족 등은 다 조선족과 같은 뿌리에 속합니다. 여기서의 맹주가 바로 우리 조선족이었다고 볼 수 있죠.

-중국은 남의 나라 역사도 제 나라 역사도 만드는데, 우리는 제 나라 역사도 자꾸 남의 나라 역사로 만드니 문제가 있는 겁니다. 역사의식이 없는거죠. 우리나라가 지금 세력이 약하다 해서 과거부터 변방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민중에 대해 실망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근현대사속에서 형성된 우리 민중의 현실 인식이니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거죠. 우리가 사회운동을 할 때 대중성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대중에게 너무 위험 부담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그러면 대중은 못 나서요.

-통일세력이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남북한 통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에 있는 좌우를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진정한 통일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부요인만 강조하며 책임을 모두 외부로 돌린다면 결국 정치를 안 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예요.

-상황이 너무 열악해도 문명이 발달하기 어렵고, 상황이 너무 좋아도 문명이 발달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적당한 도전이 있어야 그에 따른 응전이 있고 그것이 문명의 발전을 가져오는거죠. ... 그래서 지금 우리 아이들도 부모에게서 혜택을 너무 받으면 그 상태에 안주해서 도전의식이나 창조의식이 없어져버리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쩌면 노동자가 통일을 반대하고 대기업이나 재벌이 통일을 찬성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역사적으로 보면 히틀러 정권 때 빈곤층이 파시즘의 온상이 되었잖아요. 지금 우리나라도 양극화가 심화되다보니 오히려 빈곤층이 극우세력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개혁을 해야할 시기에 혁명을 하면 혁명이 실패하고, 혁명을 해야 할 시기에 개혁을 하면 개혁이 실패하는 겁니다. 그래서 면밀히 상황을 판단하고 시대를 읽어야죠.

-사람이 한 300년을 산다면 이러지 않을 겁니다. 자기가 사는 동안의 경험에만 의지하니까 이렇죠. 자기의 경험이 미국이 세계를 제패하던 기간의 것이어서 그런 사고가 형성된 겁니다. 우리가 명나라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다면 그렇게 되지 않겠죠.

-좋게 말하면 사회의식이 있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사회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거예요. 그러면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니 대중성이 없어지죠. 그래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의식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고시 공부하는 사람과 사회 변혁을 꿈꾸는 사람을 비교해봅시다. 고시 공부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를 보수적으로 유지시키는 중요한 세력인데, 밤늦게까지 정말 열심히 책을 보고 공부하잖아요. 그에 비해 당시 제가 만난 일부 사회운동권 사람들은 결의는 대단한데 저녁에 늦게까지 술 마시다가 매일 아침 회의에 늦게 오더라고요.

-다양한 요구가 밑에서부터 올라온다면 결국 어떤 하나가 이기고 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이런 조율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역사 기행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현장에 가면 책 읽는 것보다 실감이 더 나거든요. 역사를 제대로 보면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간접적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