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學_사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이룸북

오호!

'학습은 아이들이나 하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시작하는 최초의 몇 걸음을 말한다.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선 어른이 하는 것은 독학이다. 즉 learn(배우다)이 아니라 study 인 것이다.'(14쪽)

용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 때 했던 학습의 단계를 계속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

그렇다고, '독학의 獨은 고독하다는 뜻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다.'(20쪽)

'그러나 많은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게다가 근방에 있는 시원찮은 교사를 스승으로 삼는 게 아니라 진짜 최고 수준의 스승을 두는 게 독학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 수준의 책을 스승으로 삼는다.'(20쪽)

그런 공부, 즉 지식의 섭취는 재미가 다르다.

'이런 지식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극적인 호기심에 답해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강요되는 지식과 달리 의식하지 않아도 단번에 모두 기억할 수 있다.'(26쪽) 내 말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것, 그리고, 가능하면 책을 구입해서 보는 것... 좀 고민스럽고 각자의 처지에 따라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동의가 되는 부분은 이런 측면이다.

'빌린 책으로 얻은 지식은 그 책을 돌려주었을 때 사라진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46쪽)

모든 책을 구입해 볼 필요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니 취지만큼만 이해하면 될 듯.

분노와 우울 상태에서의 독서를 지적한 부분도 흥미롭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일단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열린 마음 없이 화가 나거나 답답한 상태로 책을 읽고 이해하기란 힘들다. ... 화를 잘 내는 성격이 있는데, 그런 성격은 책을 많이 읽어 고칠 수 있다. 특별한 책이 그 성격을 극적으로 바꿔주는 게 아니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를 되풀이하다보면 바뀌는 것이다.'(49쪽)

화를 잘 내는 성격도 고칠 수 있는 독서.

맞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를 되풀이하다보면 그래야 할 것인데.. 지금까지의 내 독서를 돌아보게 한다.

해설서나 요약본이 원본을 보는 일보다 훨씬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는 대목. 시원찮은 번역본을 읽으며 느꼈던 답답함이 떠오른다. 문제는 그런 책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 그럴 때는 방관적 자세로 읽기'(70쪽)가 도움이 될 듯하다. 적당히 아무데나 펼쳐 읽어보고 주변 이곳저곳에 무시하듯 던져두고 소홀히 다루면서 접근해보는 마음가짐. 거창한 건 아니다. 아무도 하지 못하는 것이지.

해설서가 주는 문제점은 더 있다. '해설자의 관점으로 그 책을 읽게되는 치우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130쪽) 책은 우선 자신의 눈으로 순순히 읽는 것이 바른 길이다.

밑줄 치는 방법, 내가 쓰는 방법과 매우 비슷하다. ㅋㅋ..

'논의가 완성되어 있는 절이나 장을 읽고 나서 긋는다. 이렇게 해야 불필요하게 밑줄을 긋는 일이 없어진다.'(91쪽)

부족한 부분을 더 보충한다면.... '논의가 완성된 절이나 장을 읽고서야 비로소 전체적인 맥락이 짚이기 때문이다.'(!)

책을 구입할 때 늘 고민했던 점도 강조해주시는 센스. '책이란 직접 보고 책장을 넘겨가며 여기저기 읽어보지 않으면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절대 알 수 없는 물건이다. 따라서 서지 사항만 보고 주문하는 것은 무모하며 결국 낭비가 된다.' 도서관과 서점 방문, 인터넷 책 구입. 이런 것들이 모두 쓸모있게 짜여져야 되는 법.

책을 많이 읽고 박학해지는 것만이 독학이 아니다. 그저 책을 읽을 뿐이라면 독서가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의 수많은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사람은 이미 많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생각하기에 독학인 것이다.(85쪽)

제대로 독학할려면 금주. '잠자기 한두 시간 전에 책을 읽으면 아침이나 낮에 읽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상습적인 음주는 늘 그런 기회를 빼앗는다.'(100쪽)

그외 구절들 몇 개.

-모든 문화의 기초에는 종교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

-이슬람교를 알고 싶다면 '코란', '하디스'를 읽어라.

-인터넷상의 백과사전이라는 위키피디아는 거의 참고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무책임한 놀이터로 기사의 신빙성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