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법원, 77명 학살한 극우 연쇄테러범 '인권'의 손을 들어주다
신나치주의자를 자처하는 브레이비크는 2011년 7월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좌파 노동당이 개최한 청소년 여름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해 모두 77명을 살해한 죄로 노르웨이 법정 최고형인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모범수인 자신을 정부가 별다른 이유 없이 885차례 알몸수색을 하고 수갑을 채웠으며, 독방에 가두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면서 지난해 정부를 상대로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냈다.
브레이비크는 지난달 수감 중인 시엔 교도소에서 열린 심리에서 정부가 자신을 고립감에 빠트려 죽이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물고문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두통과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서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음식의 질과 플라스틱 식기, 다른 수감자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호소했다.
브레이비크는 시엔 교도소의 엄중 경비 구역에 수용돼 있다. 하지만 그의 세 칸짜리 감방에는 비디오 게임 콘솔과 텔레비전, DVD 플레이어, 전자 타자기, 신문, 운동 기구 등이 갖춰져 있으며 날마다 대형 운동장에 나가는 것도 허용된다.
가족과 친구도 방문할 수 있지만, 그의 어머니가 사망한 뒤에는 방문객이 없었다. 최근에는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허용됐다.
정부는 브레이비크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도 그가 인간적으로 대우받고 있고, 안전을 위해 다른 수감자들과 격리돼야 한다며 그의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정부 측 변호인은 이날 법원 판결에 대해 "매우 놀랐다. 법원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판결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기 난사 테러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생존자는 "놀랍고 화가 나고 속상하다"며 "명치를 얻어맞은 것 같다"고 현지 방송인 NRK에 말했다.
다른 생존자인 비외른 일러르는 "노르웨이 제도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테러 생존자와 유족 중에서는 매우 일부만 이날 재판을 지켜봤으며, 대다수는 브레이비크에게 어떤 관심도 두고 싶지 않다며 재판을 외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노르웨이인권연구소의 셰틸 라르센 교수는 이번 재판부의 판결이 노르웨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브레이비크가 인권을 침해받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재판을 통해 그 사실은 더욱 확실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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