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그리워

스위스 바젤역을 떠올리다.(2016년 7월초)

대지의 마음 2017. 9. 23. 11:36

바젤역?

노시내의 <스위스 방명록>에 등장한 역 명칭이 왠지 모르게 친숙하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방문 했던 곳이라는 확신도 생긴다.

 

이윽고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 맞다!!’

바젤역 중앙홀의 모습은 당시에도 매우 특이하고 고풍스럽다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살아난다.

  



  

멀리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 국경에 있는 한 도시를 방문하고 왔지만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처음부터 철도 안전 기관 방문이 목적인지라 준비부터도 다른 여유를 둘 겨를이 없었으리라.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짜여진 일정 사이라도 무언가 여행의 묘미를 살릴 여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

    

 

어쨌든 뮌헨에서 합류한 연구팀 일행과 만나 이틀간의 독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스위스 베른으로 이동했다.

베른에서 다시 이틀을 머물며 스위스 철도를 만났다.

 

이렇듯 짧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베른을 출발해 열차를 바꿔 타기 위해 내린 곳이 바로 바젤역이다.

우린 열차 안에서 가볍게 나눈 술기운이 여전한 터라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이동하면서 마실 술을 준비하는데 온통 신경을 써야했다.


남은 시간이 1시간 남짓이었던가.

바쁘게 역을 빠져나와 역사의 풍경을 스치듯 바라보고,

트램 정류장이 있던 앞 광장을 지나쳐 몇 블록인가를 돌아서 술을 구할 수 있었다.


마침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경기(축구)가 중계되기 시작한 터라 이곳저곳 술집 앞은 응원하는 사람들로 붐볐고,

도시는 통행하는 차도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을 머물렀던 바젤역.

노시내의 <스위스 방명록>에 담긴 역에 대한 설명을 보고서야 왜 그 때 더 꼼꼼히 살펴보고 몸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후회가 생긴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늦었지만 그 때 사진을 다시 살펴보니 바젤역과 주변 풍경을 담은 사진이 몇 장 보인다.

노시내의 <스위스 방명록> 중 바젤역을 그린 대목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





(베른, 취리히 중앙역과 달리) 바젤역 1층 플랫폼에 내린 승객들은 역을 빠져나가려면 일제히 2층 연결 통로로 올라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중앙홀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 이 때 사람들은 탁 트인 중앙홀 공간을 자연스럽게 응시하고 감사하게 된다. 유겐트슈틸풍의 거대한 아치형 창문 아래로 한 세기 전의 역 모습을 상상케 하는 나무 벽이 매표소 주위를 감싸고, 창문과 매표소 사이에 걸린 스위스 산과 호수 그림이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독일과 프랑스 국경에 맞닿아 있는 도시답게 역 건물 내에서 특이한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좌측 연결통로로 들어가 막다른 지점까지 가면 프랑스라고 쓰여 있는 자동문이 보인다. 이 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프랑스 땅이다. 문 너머 30~35번 플랫폼에는 프랑스의 각 도시로 향하는 열차들이 기다리고 있다.

 

정문을 빠져나오면 바쁜 시가전차(트램) 정류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베른 하면 빨간 트램, 취리히 하면 파란 트램이지만, 바젤의 트램은 녹색과 노란색이다. 녹색은 바젤슈타트 주에서, 노란색은 바젤란트 주에서 운영하는 전차로 전자는 주로 바젤 시내를 다니고 후자는 바젤 시내와 교외를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이상, <스위스 방명록_노시내 지음, 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