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치는 펭귄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박소연 지음)에서 위로를 받네.

대지의 마음 2019. 10. 26. 10:54





내가 가진 화를 제대로 풀지 못해 정작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은 아픔을 주곤 한다.

화를 내야 할 상대방은 느끼지도 못하는데도 말이다.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화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던지기 위해 빨갛게 달궈진 석탄을 움켜쥐는 것이다.'(티베트 속담)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는 무언가 일을 추진하면서 겪게되는, 내가 주장하는 본질과 취지에 주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천천히 돌아보기에 좋은 책이다.


어쩌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여겨지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정작 우리는 페이지마다 연신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거기에 내 안의 화를 다스리기에 좋은 조언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의 적어두고 간혹 읽어보기로 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_박소연 지음
_더퀘스트



-요즘 넘쳐나는 워라밸 담론을 보며 멈칫하게 되는 점은 모두 ‘퇴근 이후의 삶’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퇴근 후 두 시간의 취미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다 한들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리는 기획안은 모조리 반려되고, 고작 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팀장에게 난도질을 당하는 하루를 상상해보세요.

-일 잘하는 사람들은 단순하게 합니다.

-그들의 보고서, 기획 방식, 말을 통해 소통하는 능력, 다른 조직과 협업하는 기술 등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감탄하게 됩니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그들은 전체적인 조감도를 갖고 일을 쪼개어 진행해 나가는데,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하게 하나씩 완성합니다.

-기획자는 다음의 세 가지에 꼭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 목표(원하는 미래)는 무엇인가? 둘째, 목표를 가로막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셋째,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최적의 행동은 무엇인가?

-기획은 현실과 원하는 미래 사이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세련된 방식입니다.   단순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진짜 문제, 숨겨진 열망, 트리거가 될 행동을 찾아냅니다.

-작성자의 의도가 모호한 경우입니다. ①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WHAT ② 왜, 하필, 꼭 그걸 해야 하는지WHY가 분명하지 않아요. 담당자 생각을 정확히 알아야 방향을 승인하든지 수정하든지 할 텐데 말이에요. 자신이 없으니 모호하게 얼버무립니다. 저는 그런 보고서와 기획서에 ‘기상청 일기 예보 같은 보고서’라는 별명을 붙이고 싶네요. 아침 뉴스에서 이런 기상 예보를 들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거든요.

-단순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화려한 현황 분석보다 무엇을What, 왜Why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탄탄한 기획안도 회사 방향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우리의 뇌는 복잡한 걸 싫어합니다.   뇌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으면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습니다.   남는 건 꽉 찬 스케줄과 피곤한 몸뿐입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보고서의 핵심은 무엇인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30초 안에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 동안 노트북이 뜨거워지도록, 우리의 얼굴에 다크서클이 내려앉도록 고생한 프로젝트와 보고서를 두고 상습적으로 딴생각하는 상대방을 만나야 할 겁니다. 심지어 그 분들은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화를 내곤 하지요. 우리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하다 WHY First, Always

-기획企劃, planning이란 ① 어떤 대상에 대해 ②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③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행정학 사전) Planning is the process of thinking about the activities required to achieve a desired goal. -Business dictionary.com-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숨쉬듯이 기획을 합니다.   기획의 시작부터 막막하거나 기획의 결과물이 평범하게 느껴진다면 ‘HOW(방법)’부터 찾으려고 애썼기 때문입니다.   먼저 그 과제의 진짜 이유, 숨겨진 열망을 찾으세요.   모든 기획은 ‘WHY(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덩어리로 묶으면 많은 문제가 단순해집니다.   덩어리를 묶을 때 미씨MECE를 꼭 기억하세요.   각 항목끼리는 독립적이어야 하고 (Mutually Exclusive) 항목을 합치면 전체가 되어야 합니다 (Collectively Exhaustive).

-상대방을 설득하러 와서 정보(현재 상황)만 잔뜩 적은 보고서를 내미는 거죠. 듣는 사람은 황당합니다. ‘그래, 중요하다는 건 이제 알겠어. 그래서 뭘 해달라는 거지?’ 하지만 한 시간이 넘도록 상대방은 ‘무엇’에 대한 언급은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설마 바쁜 상대방에게 방법까지 생각하라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이 이런 식의 제안서를 내밀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직장 사수가 시키든, 팀장이 시키든 처음부터 제대로 물어봅시다. 이 질문이 일을 1/10로 줄여줍니다!   “어디에 필요한 건가요? (누가 요청한 건가요?) 〓 이 글의 최종 소비자가 누구인가요?”

-작성자의 설명을 들어야 이해되는 보고서는 실패다. 중요한 점은 첫 줄만 읽어도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그리고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작성자가 말로 설명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는 너무 복잡한 보고서에요.

-많은 분이 의외로 안 하시는데 제목 밑에 요약 칸을 만들면 정말 좋습니다. ‘1/4분기 매출 현황 보고서’가 100페이지가 된다고 해도 결국 궁금해하는 내용은 몇 줄이면 충분합니다. ‘지난 분기 대비(작년 동기 대비) □□ 상승(하락). 세부적으로 A 영역 , B 영역 △△, C 영역 ○○ 상승(하락).’ 이 정도면 보고서를 요청한 궁금증은 일차적으로 해결됩니다.

-평소 ‘전체 요약 + 소제목별 요약 한 줄’로 보고서를 쓴다면 보고할 때도 이 요약만 읽으면 충분합니다.

-나의 보고서를 자세히 보는 사람은 나뿐이다  

-직장의 글쓰기가 찬찬히 읽어봐야 이해되는 글이라면 곤란합니다. 특히 설득을 위한 기획서를 쓰고 있다면 더 큰 일입니다. 한 장 안에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담지 못하면 상대방은 이미 딴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A4 용지는 생각보다 큽니다. 여기 한 장을 다 채우고도 생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생각 정리가 덜 된 거겠지요. 그걸 상대방에게 가져가봤자 우물쭈물하다가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에요?” 식의 면박만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부터는 한 장으로 정리한 조감도로 상대방을 설득합시다.

-나를 제외한 누구도 내 글을 자세히, 여러 번 봐주지 않습니다. 한눈에 쓱! 그러곤 평가를 시작합니다.   설득의 글쓰기는 왜 이게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한 장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 장에 정리가 안 된다는 건 생각 정리가 덜 된 것입니다. 100장을 써도 소용없습니다.

-메시지를 위한 글쓰기에서는 하나의 핵심 키워드를 찾는 일이 관건입니다.  

-엘리베이터 보고법이란 게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시간인 30초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훈련법입니다. 직장의 언어습관에서 매우 유용한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100페이지 분량도, 6개월 동안 고군분투한 프로젝트도 30초 안에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뛰어난 임원들은 이런 대화에 매우 능숙합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남들은 우리의 행동, 말, 뉘앙스, 표정 하나하나를 깊게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그 모든 것을 바탕으로 해서 치밀하게 행동하지도 않습니다.

-숨겨진 저의를 찾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

-만약에 구성원 대부분이 우리를 비방하고 손가락질한다면 자기 성찰을 해봐야겠지만, 소수만 나를 싫어한다면 굳이 이들에게 에너지를 뺏길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같은 타입을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똑같이 행동해도 누구는 적극적이라며 좋아하고, 누구는 나댄다며 싫어합니다. 그게 전체의 2.5% 정도라면 우리 탓이 아닙니다. 그 사람 탓도 아닙니다. 그냥 취향이죠. 그러니 우리 같은 타입을 싫어하는 2.5%와는 ‘큰소리로 언쟁을 하지 않는다’ 정도로만 목표를 잡고 가능한 한 엮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굳이 오해를 풀려고 애쓰지 마시고(취향 문제니 풀 수도 없습니다), 친해지려고 고민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삶을 심각하게 되돌아보지도 마시고 그냥 내버려 두세요. 인생이 훨씬 단순해집니다.

-제 생각에 우리는 가족 같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묘한 집착이 있는 듯합니다. 리더와 부서원, 부서원과 부서원끼리 신뢰와 믿음이 높으면 성과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종일 같이 있는 사람들인데 서로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게 훨씬 좋겠지요. 하지만 ‘가족 같은 조직’이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서로의 인생에 책임을 질 생각이 없는 생판 남이 모여서 어떻게 가족처럼 끈끈하게 되나요?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는 직장에서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목표입니다.   아무리 애써도 나 같은 타입을 싫어하는 2.5%의 사람은 언제나 있습니다. 그러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의연히 받아들입시다.   내 탓이 아닙니다. 그 사람 탓도 아니에요. 그냥 취향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