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하고 이기적인

산재에 대한 철도공사의 한심한 입장을 접하며...!

대지의 마음 2020. 7. 23. 08:19

 

아래는 철도노조의 성명서를 보고 생각나는 흐름대로 적어봤고, 다소 거친 표현도 담겨 있지만 일부러 수정하지 않았다.


 

 

사고만 일어나면 대책을 세운다고 깝쭉거리지만 솔직히 근본원인도 제대로 규명을 하지 못하는데 대책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나. 얼마 전에 올린 글에서도 주장한 바 있지만 -솔직히 이런 문제를 내가 뭐라고 따지고 있는지 한심하기도 하지만- 국토부를 비롯한 경영 주체들의 한심한 사고 해석 관점 및 안전 철학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심각한 안전 저해 요소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극복'하자는 것은 적당히 의견을 듣고 개선을 바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http://blog.daum.net/jmt615/1291

 

아래 성명에서도 드러나듯이, 입환 사고 현장의 배후에 존재하는 여러 사고 원인을 따져볼 수 있음에도 그저 한가하게(!) 개인의 부주의만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그걸 전국의 현장에 훈계하듯이 배포하고 자빠졌으니 한숨만 나온다. 대부분의 사고의 원인은 흔히 지적하듯이 최일선 작업자의 안전수칙 위반이 될 개연성이 크다. 하지만 '안전수칙 위반'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고 '결과'라는 걸 잘 이해해야 한다. 즉, 안전수칙 위반에 이르게 된 작업자의 행위, 그 배후에는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찾아내고 해결해야 비로소 원인 규명에 맞는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것이다.

 

입환 작업 당시의 지적확인 결여가 사고의 근본 원인인가, 설령 지적확인을 결여했더라도 사고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더군다나 다리가 절단되는 중대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반대로 지적확인만 하고 있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가 말이다. 지적확인만 하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하는 식의 '휴먼에러'에 대한 무식한 사고 방식이 언제나 되어야 개선될 수 있는가. 한심하고, 또 한심하다.

 

사람은 원래 실수하는 동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한데, 이런 주장을 하면 마치 그럼 뭐할려고 전문성을 키우느냐고 아무나 데려다가 일 시키면 되지 하는 방식으로 댓거리를 한다. 이런 무식한 인간들이 경영자랍시고 앉아 있으니 사고가 일어난다. 이렇게 한심해도 되는 것인가.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인데...

 

휴먼에러는 사람이 자신의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했음에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도출하는 인적 행동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다. 적당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거나 그럴리도 없지만 일부러 사고를 저지르려고 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즉, 사람이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로 행동했음에도 그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되는 것을 두고 사람이 문제이니 개선해야 한다고'만' 주장하면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짜증나고 싫다. 문제만 벌어지면 발본 색원이네, 근본 대책 마련이네 깝치고 있는 너희들이 정작 정확한 원인은 정말 규명하고 있는 것이냐? 그에 대해 성찰할 때에 비로소 안전 문제는 개선될 수 있다. 늘 경영진은 훌륭하고 모든 대책을 강구하는데 도대체 현장은 왜 말을 듣질 않고 사고는 이어지는가 하고 한탄하고 있는 관리자들이 있다면 사고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며칠 전 물류센터 화재가 또 일어났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 이후 근본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또 사고가 일어났다고 언론이며 당국이며 모두들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당시의 사고 원인은 정확한 진단이었는가? 정녕 대책을 제대로 만들었는데 여전히 현장에서 안전불감증에 사로잡혀 스스로의 목숨에 해꼬지를 하고 있는가? 좃같은 소리를 또 하고 있지만, 원인 규명이 개인에게만 한정되어 있으니 늘 대책도 반복되고 무용지물인거다. 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과 같은 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는가도 한 번 고민해 봐라. 정권이 아무리 많이 바뀌어도 어찌 그리도 한심하고 또 한심하지 모르겄다. 쯧!!!


성 명 서

 

한국철도공사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인력충원과 안전설비 확충을 즉각 시행하라!

 

07 . 13(월) 11:00경 가야역 구내 폭우속에서 입환작업 하던 수송원이 화차에 접촉, 양쪽 다리가 잘려나가는 중대 재해가 발생하였다. 잘 다녀오겠노라며 아침에 웃으면서 출근했던 한 선배 조합원이 퇴직을 얼마 안 남기고 장대 빗속 철길에 그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에 철도공사는 초동 사고보고서에 재해원인이 “진로 개통여부 지적확인 미준수, 입환차량 진입여부 미확인”등 모든 사고 원인과 책임이 본인 과실에서 비롯되었다며 단정 지었다.

 

그러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대비가 내리는 최악의 기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가야역은 만성적 인력부족에 따라 3인 1조 입환조 중 1명을 “출장입환”이라는 근무지정(조근)조치를 시행하여 평소와 달리 2명이 입환작업을 시행하도록 하였으며, 이로 인해 서로의 안전을 책임져 줄 동료도 없었으며, 법령에 규정된 최소한의 안전작업통로조차 없는 현장에서 입환 작업을 해야만 했다

 

설사 선로전환기를 오취급 있었다 하더라도, 오취급된 상황을 바로잡을 동료가 없어 일어난 사고이며, 안전작업통로라도 있었다면 어느 누가 열차가 다니는 침목을 밟으며 작업을 하겠는가?

 

“안전관리체제 미흡” “안전인력부족” “안전시설미비” 등 철도공사의 안전관리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들어난 이상 사고의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으며, 사고원인을 본인 과실로 규정하는 것은 두다리가 잘려나간 사고피해당사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것으로서 30년 넘게 회사를 위해 일해 온 노동자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그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행위이다.

 

운수 분야 전 조합원은 아직도 동료 선배의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동종사교예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와 보상을 약속하라!

1, 안전인력을 줄이는 조근 조치를 당장 멈추라!

1, 안전한 작업을 위한 운수인력을 충원하라!

1, 야자매트 등 기본적인 안전통로 및 안전설비를 설치하라!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들의 목숨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전조치와 보건조치가 미이행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생존을 위한 총력투쟁을 전개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밝혀둔다.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정당한 요구와 이번 중대 재해에 대해 사측은 마땅히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2020. 07. 20

 

전국철도노동조합 운수(역) 지부장 및 조합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