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8월 18일이었지.
뙤약볕에 18킬로 정도를 걷고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니 몸에서 낮 동안 가열된 뜨거운 열기가 일어났다.
몸은 힘들어도 완주했다는 뿌듯함에 기분은 상쾌했다.
결국 변화된 상황 탓에 아이의 개학은 연장되고 말았다.
당시엔 1주 밖에 남지 않은 방학 기간 내에 완주해야만 했다.
조금 더 기다려 가을 바람이 불면 좋겠으나, 무리해 뜨거운 볕 아래 걸음을 나선 이유이다.
돌이켜보면 잘한 일이다.
무엇보다 녀석은 완주에 대한 기억을 내심 자랑스러워 한다.
완주 메달과 인증서를 기다리는 눈치였고, 나 또한 2주가 지났건만 왜 오지 않을까 하고 마음을 쓰고 있었다.
http://blog.daum.net/jmt615/1304
그렇게 2주를 넘긴 어느 날.
녀석이 우편물이 왔다며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왔다.
...
해남군이 보낸 완주메달은 인증서와 우리가 걸으며 찍은 스탬프북 등을 담아 등기로 보내왔다.
언뜻 보기에도 상당한 정성을 들여 보내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땀흘린 추억을 값진 결실로 확인 받는 느낌이다.
해남군의 여러 관광지와 숙박, 음식점 등을 담은 자료들이 동봉되어 있으니,
다시 해남을 방문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 싶다.
어떻게 시작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매우 뜻깊은 해남군의 사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녀석과 내가 완주한 공식 인증번호는 825번과 826번이다.
이렇듯 완주한 이들의 입을 타고 전국적으로 달마고도에 대한 명성이 쌓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곧 1천 명 완주 기록을 넘을 듯 싶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달마고도의 아름다운 길을 직접 걸어보길 추천한다.
물론 나도 기회가 되면 다시 걸을 계획이다.
(덧)
녀석에게 묵직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메달이 '순금'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녀석은 한참 동안을 진짜냐고 묻는다.
ㅎㅎㅎ.
그게 진짜면 내가 직장 그만두고 매일처럼 달마고도만 걷고 있겠다고 했다.
녀석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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