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치는 펭귄

빅토리아 주총선 결과에 ‘휘청’대는 호주 노동당 정부

대지의 마음 2010. 12. 9. 22:36

정치 평론가 ‘NSW 노동당 몰락’ 기정사실화
취임 1주년 커넬리 NSW 주총리 ‘마지막 기회’ 호소

빅토리아 주 총선 결과에 즈음해 전체 노동당이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연방 총선에 이어 지난 11월 말 실시된 빅토리아 주총선을 통해 노동당에 대한 민심 이탈 현상이 거듭 입증되자,

연방 및 각 주 노동당 정부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는 것.

국내 주요 언론들도 빅토리아 주총선 결과는

“연방 정부를 비롯 당장 내년 3월로 예정된 NSW 정부는 물론 남부호주, 퀸슬랜드 등 모든 노동당 정권의 위기를 예고한 것”이라고

일제히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크리스티나 커넬리 NSW주총리는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유권자들에게 힘겹게 호소했다.

커넬리 주총리는 “노동당의 재집권 여부에 상관없이 차기 주총선에서 당선되면 4년 임기를 제대로 채우겠다”고 밝히면서,

“노동당 정부의 불안정한 상황과, 모리스 예마 전 주총리를 비롯한 핵심 각료들의 줄줄이 사퇴에 대해 주민들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지난 1년 전 내이선 리스 직전 주총리의 사퇴 직후

자신과 당권을 겨뤘던 프랭크 사토 환경장관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프랭크 사토 씨의 정계은퇴로 NSW 주노동당은 내년 3월 주총선을 앞두고

현직 의원 18명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커넬리 주총리 재임 1년 동안 벌어진 노동당 고위 당직자들을 둘러싼 초유의 연쇄 스캔들 – ‘장관 관용차 이용 동성애 전용 매춘업소 출입 파동’, ‘의사당 집무실 내에서의 아동 포르노 사이트 접속 파동’, ‘출장비 착복 의혹’ 등 –로 노동당 정부는 실로 심각한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는 것. 
 
위기의식에 직면한 크리스티나 커넬리 주총리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를 표명하고 유권자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분위기는 점입가경이다.

최근 NSW주 노동당의 버니 리오던 당의장이 내년 3월의 주총선에서 노동당보다는 다른 정당을 지지할 것을 주 내의 주요 노조 지도자들에게 노골적으로 호소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노조의 한 회보지에 게재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직후 크리스티나 커넬리 주총리는 그를 즉각 해임했으며,

당지도부도 리오던 전 당의장에 대해 육두문자를 써가며 맹비난을 가했다.

사실상 해고된 버니 리오던 씨의 후임으로는 폴 키팅 정부 하에서 각료를 맡았던 마이클 리 씨가 임명됐다.

이런 상황 속에 퀸슬랜드주에서도 전기공노조 측이 흡사한 움직임을 보였는가 하면,

NSW주와 남부호주 주에서도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노동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줄리아 길라드 연방총리가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인 보건 개혁안 역시 새로이 구성된 빅토리아 주정부와 자유당이 집권하고 있는 서부호주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칠 것으로 보여, 전체 노동당의 험난한 정치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줄리아 길라드 연방총리는 다가오는 2011년을 새로운 정책의 도입과 도약의 시기로 선포하고

정치적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공표했다.

그는 “시간을 두고 더 토론하고 연구하자고 주장하는 정치 지도자는 급변하는 시대적 도전을  회피하려는 것이다”며 배수진을 쳤다.

길라드 연방총리는 이어 노조 껴안기에도 적극 나섰다.

최근 들어 일부 노조가 노동당 지지 철회를 선언하는 등 노조 내에 반 노동당 정서가 확산되고 있음을 의식한 듯 길라드 연방총리는 연방총리로서 근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호주노조협의회(ACTU) 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키로 전격 결정했다.
 
길라드 총리는 이에 앞서 멜버른에서 가진 노조 대표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노동당과 노조 운동의 연계 강화 차원에서 노조 지도부와 의 정규적인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호주노동당 자문협의회의 활동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NSW주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빅토리아 주총선에서 노동당에 대한 지지율 이탈이 6%였지만

오는 3월의 NSW주 총선에서는 이 보다 두 배는 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NSW주 노동당 정부의 몰락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양당구도 노동당 지지율 35%, 다당구도  1순위 지지율 22%

‘젊은 피 수혈론’과 더불어 크리스티나 커넬리 NSW 주총리의 ‘유권자들에 대한 감성적 호소’에도 불구하고

노동당 정부의 지지율은 거의 바닥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로이 모건> 설문조사 결과,

양당 구도 하에서 자유당 연립의 지지율은 65%를 기록함으로써 오는 3월 주총선에서의 압승이 거듭 예상됐다.

자유당 연립의 이 같은 지지율은 지난 6월 설문조사 대비, 추가로 7.3% 포인트나 상승한 반면, 노동당 지지율은 7.0%포인트나 추락한 수치이다.

양당 구도하에서 35%의 지지율 확보에 그친 노동당이 다당 구도하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1순위 득표율은 22%에 불과하다.

즉, 녹색당 지지자들의 차순위 기표를 포함해야 그나마 35%의 지지율이 가능하다는 산술적 예상인 것.

한편 주총리 선호도에서도 크리스티나 커넬리 주총리의 지지율은 무려 7.5% 포인트 떨어진 38.5%를 기록함으로써,

취임 후 처음으로 배리 오패럴 자유당 당수(43%)에게 뒤지는 ‘치욕’마저 겪었다.

<로이 모건>의 여론 조사관 개리 모건 씨는 “참담한 선거가 될 것이다”고 진단했으며,

크리스티나 커넬리 주총리 비서실도 “역대 가장 어려운 선거가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크리스티나 커넬리 주총리의 ‘젊은 피 수혈론’을 내세운 이후 조 트리포디, 폴 깁슨, 토니 스튜어트 의원에 이어

프랭크 사토 환경장관 등이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나, 당내 최다선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마운트 드루트의 리차드 아머리 의원이 차기 주총선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아 커넬리 주총리에게는 또 다른 짐이 될 전망이다.  

                                                                    ©AAP/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