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동안의 노동조합 하계 간부 수련회를 마쳤다.
하반기 사업에 대한 토론도 해야 하고, 7~8월달 집중할 사업에 대해서도 확정해야 했다.
우선, 난 '7~8월 잊지 않고 챙겨야 할 6가지 방학 숙제'라는 사업 계획을 정리했었다.
방학(?)이라는 말 부터서 논란이 되리라 예상했다.
민주노총 8월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KTX 민영화 문제도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 없는 지금,
굳이 '방학'이라는 말을 써서 긴장감 떨어지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
반면에 마찬가지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느낌을 달리하자는 것이고
그래야 9월 이후 사업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 반대 논리였다.
내부 회람을 통해서 약간의 이견이 있지만 그리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또, 상반기 KTX 민영화 문제에 모든 힘을 모으느라 신경쓰지 못한 사업들을
다시 불러내서 올 하반기에 꼭 해야 할 과제를 골라내고자 했었다.
이렇게 크게 2가지 의논거리를 가지고 2박 3일 수련회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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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변가에 텐트를 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오래간만에 낚시에 시간을 빼앗기고
먼 바다를 바라보고 파도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우린 너무도 재미있었다. 회의 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밤 늦도록 술잔을 나누었고 계속되는 이야기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도 더욱 커졌다.
고작 맥주 몇 잔 정도만 마시고선 술자리를 지켜야 하는 나에겐 곤혹스러웠지만...
아침 일찍 안도 상산 트레킹 코스와 섬 곳곳을 걸어다닌 나를 제외하곤
모두들 낚시와 게임(?)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돌아오는 배에서 동구는 '일주일 만큼 길었다'고 했고,
영동이는 '어제 왔는데 오늘 가는 것 같다'고 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2박 3일 동안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들에 대한 즐거움을 담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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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애초에 준비해간 하반기 사업에 대한 토론도, 7~8월 방학 숙제(?)에 대한 진득한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
그런데 묘한 것은 모두가 7~8월 방학 숙제에 대한 기나긴 회의를 실제 마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ㅋㅋ..
물론 다음주에 우린 못다한 회의를 또 열어야 한다.
하지만,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으리라. 이미 이심전심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으니 말이다.
때론 그저 쉬는 것만으로도, 욕심부리지 않고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텐트에서 저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시간은 정말 잘 흐른다.]
[여수 금오도에 '안도대교'로 연결된 섬 '안도'. 지도 왼쪽 위에 금오도가 위치해 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섬과 섬 사이에 한반도 모양의 바다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서 '안섬'이라고 했었다. 안쪽으로 자리한 공간은 옛날 해적들의 근거지(?)가 되어도 몰랐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겠다.]
[한반도 모양의 바다 호수 안섬 주변 모습. 초등학교와 어촌계, 노래방, 민박집 몇 곳, 그리고 집들이 주변에 늘어서 있다. 섬 주민들에게 가장 불편한 사실은 안도대교를 건너서 금오도로 나가기 위해서는 바다 호수를 에둘러서 가야 한다는 것. 그래서 몇 해전 빨간 철탑으로 보행대교를 설치해 바로 건너편으로 직통하도록 했지만 건설회사의 부도로 그것마저 미완으로 남아 있다.]
[미완의 다리에서 바라본 한반도 모양의 바다 호수 안쪽 모습. 정말 천연의 요새다.]
[완공되지 못한 다리]
[미완의 다리 건너편으로 안섬 바깥 쪽 외해의 모습. 이른 아침 갯바위로 낚시꾼을 나르는 배가 외해로 나간다. 멀리 보이는 하얀색 다리가 안도와 금오도를 연결하는 '안도대교']
[아래]안도의 상산 트레킹 코스를 담은 사진들... 안도의 '상산'이라는 조그만 산의 둘레길로 이루어진 코스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 간혹 수풀 속에 자리한 집들이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위치해 있다. 아침 안개 때문에 먼 바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낚시하는 저 놈?]
[해변엔 사람이 붐비지 않는다. 낚시하는 저 놈들(?)과 전체 학생 11명인 중학교 분교에 다니는 학생 4명이 해변을 장악했다.]
[안도해수욕장의 새벽 모습]
*금오도엔 비렁길 트레킹 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한다. 2시간에서 7시간까지 코스를 택해서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매봉산 등산로도, 자전거를 통한 하이킹도 각각 준비되어 있다. 다시 언제 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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