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낙비

혈액형_빅또르 최/윤도현

대지의 마음 2013. 2. 3. 09:51

 

빅또르 최는 러시아의 한국계 록가수입니다였습니다.

아버지는 고려인 2세,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인입니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음악을 했고 러시아인들에게는 체제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불세출의 록가수였다고 합니다.

90년 자신의 그룹 '끼노'의 두번째 앨범 녹음을 끝내고 낚시하러 가는 길에 버스와 충돌해 사망합니다.

그 때 그의 나이가 28살이었습니다.

 

실제 그의 죽음 뒤에 여성팬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만큼 러시아인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망 직전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고, 사고 당시 버스가 다닐만한 시간이 아니었으며, 버스에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의 탄생 50주년을 맞아 출간된 소설 '알루미늄 오이'를 통해 알게된 사실들입니다.

 

소설 '알루미늄 오이'는

그가 사망한 1990년 8월 15일, 같은 날 같은 시각 한국에서 태어난 최승자가

운명적으로 빅또르 최의 음악을 만나면서 '태생적 왕따'를 벗어나 조금씩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가는 내용입니다.

한인 3세로 자폐적 성향 때문에 주변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미술에 심취했던 빅또르 최와 닮은 주인공 최승자를 통해

빅또르 최의 음악과 삶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의 음악을 책에 표시된 QR코드를 통해서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단한 세상입니다.

 

이전에 출판된 몇 개의 음악적 소설들에서 덤으로 CD를 주곤 했는데...

이젠 소설의 흐름을 좇아가면서 음악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히 환상적입니다.

 

 

 

 

한국 공연을 앞두고 요절한 빅또르 최의 영혼이 깃든 노래들을 듣다보면

그가 왜 그토록 러시아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윤도현 밴드는 빅또르 최의 대표적인 노래 '혈액형'을 원곡을 잘 살려내 헌정하였습니다.

 

빅또르 최의 혈액형 원곡과 윤도현 밴드의 헌정곡을 차례로 올려둡니다.

 

 

 

 

 

 

혈액형

 

 

여기는 따뜻하다. 허나 밖에선 우리의 발자국을 기다린다.

군화 위엔 별빛이 물든다.

푹신한 소파, 격자무늬 군복, 제 때 당기지 못한 방아쇠.

화창한 날은 아름다운 꿈속에서만 볼 수 있다.

 

소매 위에 새겨진 혈액형이여.

소매 위에 새겨진 군번이여.

전장에서 행운을 빌어다오.

행운을 빌어다오.

이 들판에 쓰러지지 않게,

이 들판에 쓰러지지 않게.

나의 행운을 빌어다오,

나의 행운을 빌어다오!

치러야 할 대가가 있겠지만, 난 승리를 위해 그 무엇도 희생하고 싶지 않다.

난 그 누구의 가슴도 밟고 싶지 않다.

난 단지 너와 함께 하고 싶다.

단지 너와 함께 하고 싶다.

하늘 높이 뜬 별이 내게 길을 일러준다.

 

소매 위에 새겨진 혈액형이여.

소매 위에 새겨진 군번이여.

전장에서 행운을 빌어다오,

행운을 빌어다오.

이 들판에 쓰러지지 않게,

이 들판에 쓰러지지 않게.

나의 행운을 빌어다오,

나의 행운을 빌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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