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하고 이기적인

[후기]'휴먼에러를 줄이는 지혜(나카타 도오루 지음, 한언)'에서

대지의 마음 2016. 2. 18. 20:26


휴먼에러를 줄이는 지혜

_휴먼에러 방지를 위한 사례 연구 (나카타 도오루 지음, 한언)





1. 휴먼에러는 가장 큰 사고 원인이 아니라 가장 흔하게 드러나는 사고의 양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적절할 것이다.

 

2. 휴먼에러에 의한 사고가 점차 대형화되는 것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3. 사실 중요한 시스템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당시의 최신기기를 가장 빨리 도입한 탓에 지금은 그 시스템이 다른 분야의 시스템보다 더 많이 노후화되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술 발전과 경제성 논리가 교차하며 역행하는 결과가 인간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4. 발상의 전환해보자. 왜 깜빡하는 실수를 저질렀는가?’와 같이 대답할 수 없는 문제는 제쳐두고, ‘왜 실수가 일어나는 동안 그것을 못보고 지나쳤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이렇게 실수를 제어하는 체계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사고의 분석이 쉬워진다.

 

5. 실수가 적은 사람이나 작업이 빠른 사람을 우수작업자로 표창하는 것도 좋지만, 이론적으로는 이상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표창해야 하는 것이다.

 

6. 순서도의 창시자인 컴퓨터 과학자들이 순서도가 휴먼에러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에는 구조가 있고, 그에 대한 인식이 휴먼에러를 방지한다. 그러나 순서도는 구조를 가리기 때문에 작업 과정을 표현하는 데 적당하지 않은 것이다. 구조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은 표이다. ... 순서도에는 층 구조가 없다. 그래서 작업자가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가지고 순서를 관리할 수 없고 다음 순서를 한눈에 파악할 수도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거나 순서를 뛰어넘거나 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또 순서도는 화살표를 더듬어나갈 때 잘못된 답으로 가기 쉽다.

 

7. 안전화와 안전모는 정말 발과 머리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인가? ... ‘안전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이름은 그 이데아를 묘사하는 것이어야 한다. ... 취급설명서나 매뉴얼을 만들 때에는 실제로 그것을 읽을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고 이해가 되지 않는 이름이 많아져 효용이 떨어진다.

 

8. 1331년 유명한 수필집 <츠레츠레구사> 유명한 나무타기라는 이야기. ‘작업자가 현기증이 날 듯이 높은 장소에 있을 때는 무서워서 스스로 조심하기 때문에 주의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실수는 꼭 별 위험이 없어 보이는 장소에서 일어난다.’ ... 두려움을 상기시켜 경고의 효과를 높이는 것도 사고 예방을 위한 한 방법이다.

 

9. 통계수치에는 반드시 의외의 배경 원인이 있다. 이 예상밖의 수치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접근하며 간과하기 쉬운 사실도 알아낼 수 있다.

 

10. ‘사고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그래서 사고를 줄이고, 특히 그 원인인 휴먼에러를 박멸하겠다고 매사에 달려드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의욕 과잉이 엉뚱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다른 접근법을 통해 사고의 피해를 줄이고 없애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문제를 다각적으로 보고 가장 타당한 해결책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1. 대다수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주의하는 일과 실제로 위험한 일이 거의 전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가장 위험한 작업이 무엇인지 그 회사의 사고 통계 데이터가 엄연히 알려주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12. 인간의 심리는 새로운 사건에 지나치게 주의를 집중하는 성향이 있다. ... 착각에 속지 않으려면 사고 통계 데이터를 수집하여, 각 사고의 발생 건수와 피해의 크기를 숫자로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현장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사건 관련 정보를 발신하고, 본부는 그것을 감이 아니라 정량적인 데이터로 수치화하여 현장에 환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13. 상의하달식 지휘명령 체계 외에도 직장 내에는 또 다른 정보 전달 경로가 있다. 사실 작업의 최종준비와 조정은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 사이의 상의에 의해 정해진다. ... 동료간의 의사소통과 조정이야말로 작업의 효율과 안전을 좌우하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지휘명령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14. 일례로, 항공모함 칼빈슨함에서는 갑판에서 공구 하나가 없어져도 바로 상사에게 보고하라고 장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보고는 바로 함장에게까지 올라간다. 기껏 공구 하나에 불과하지만 제트기 엔진 속에 들어가면 대폭발을 불러온다. 함장은 비행 중인 비행기에 안전을 위해 지상 기지나 다른 항공모함으로 대피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이렇게 하면 분명히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매뉴얼 실현은 상당히 어렵다. 일반적인 직장에서 실수를 한 작업자가 곧바로 자기 실수를 고백하는 일은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 칼빈슨함은 보고를 장려하는 데 관리의 역점을 두고 있었다. 자신의 실수를 보고한 사람에게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칭찬을 한다. 문제가 진정된 후에 실수를 고백한 작업자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표창하는 것이다. ... 최근 일본에서도 일부 기업에서 이러한 발상 전환의 사례를 보여준다. 안전 대회 등에서 사건 보고를 많이 한 부서를 표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제 안전의 근본인 현장 정보를 알려준 공로자로서 칭찬하고 있다.

 

15. 사고의 진정한 배경을 모르면 위험의 크고 작음을 제대로 감지할 수 없고,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단순한 위험의 고지만으로는 그 안내를 받는 사람이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기 어렵다.

 

16. 반복되는 사고는 그 진상에 의외성이 있다. 그러므로 피해 상황뿐만 아니라 반드시 사고의 경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17. 조금 떨어진 자리로 가서 주의 깊고 냉정하게 넓은 관점으로 문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타임아웃의 효과이다.

 

18. (챌린저호 폭발)파인만은 기술자들의 의견은 200분의 1에서 300분의 1이었음을 지적하며 현장의 확률과 경영진의 확률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짚었다. , 10만분의 1이라고 하는 목표치가 어느새 현실의 수치로 오인되었던 것이다.(리스크 분석 오용)

 

19. 정박효과(앵커링) :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일부분에 집중하는 오류.

 

20. 사고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위험한 것을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 리스크를 알아차리는 능력(리스크 감수성)이 안전을 유지하는 근본이다.

 

21. 실수를 하는 것보다 이상을 빨리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치명적인 휴먼에러라고 할 수 있다.

 

22. 시스템은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과 기계의 공동체이다. ... 시스템이 거대해짐에 따라 총명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기능은 감소했다. ... 시스템이 너무 커지면 분할과 권한 이양을 통해 총명함과 민첩함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23. 정보 공유는 사고 방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데, 특히 나쁜 정보일수록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어떤 기계의 상태가 나쁘다든가, 어떤 절차에서 시간 소요가 많다든가 하는 정보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으면, 개선책을 세우고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 사고 예방에 신경을 쓸 수 있는 것이다.

 

24. 항공의 세계에는 플라이 디 에어플라인이라는 안전표어가 있다. 어쨌든 항공기를 계속 비행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의미이다. 아무리 문제가 심각해도 비행기가 공중에 떠있는 한 추락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평시의 작업은 표준화된 순서가 갖춰져 있고 작업자가 작업 절차도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그러나, 이상 상태에 관한 표준 작업 절차는 과거에 경험한 적이 있는 사고에만 유효한 순서가 정해져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상이 발생한 비상 상황에서는 플라이 디 에어플레인과 같은 자세로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

 

25. 최근 리스크를 수량화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방식은 큰 재해 앞에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리스크 계산은 극단적인 답을 내기 쉽다. 안전에 대한 보증이 이런 단순한 계산에 의해 장담되면 문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