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낙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_이한철

대지의 마음 2016. 6. 7. 08:10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_이한철



꽃이 아닌 사람이 더 많은 세상
꽃만 이쁜 건 아니야.

그녀의 취향은 나무랄 데가 없죠
잘 빗은 머리와 녹색 드레스를 입고 문을 열죠
하지만 아무도 힐끗 눈길 안 주죠.
실망한 듯 어깰 축 내리고 창가로 밀려나죠.

젖은 달빛이 그녈 비춰주는 밤
키 작고 못생긴 여자
가슴이 파도처럼 출렁이는 건
제법 마셨기 때문

‘이곳에 들러리가 되긴 싫어요.’ 울음 섞인 한 마디.

젖은 달빛이 그녈 비춰주는 밤
키 작고 못생긴 여자
집에 돌아가려다 스텝이 엉킨 건
약간 취했기 때문이라 생각 해, 이라 위로 해 봐도
고단한 진실은, 잔인한 진실은 달라지지 않아.
내겐 착하단 말, 똑똑하단 말 그게 더 지치게, 슬프게 해.
꽃이 될 수 없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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