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치는 펭귄

<나는 오늘부터 화를 끊기로 했다_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연습>에서.

대지의 마음 2020. 8. 16. 09:23

<나는 오늘부터 화를 끊기로 했다-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연습>에서

 

_레너드 세프, 수전 에드미스턴 지음

_윤동준 옮김

_생각의서재

 


 

-‘문제 해결에 있어 화의 역할은 서류를 쌓아서 정리하는 데 선풍기가 하는 역할과 같다.’

 

 

-어떤 사물에 대고 화를 내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쓸모없는 짓이다. 화를 내며 그 사물을 다루고 뜻대로 잘 안 되면 이를 걷어차거나 주먹질을 할 수도 있지만 자신만 다치게 될 확률이 높다. 화의 원인이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사물에게 화를 내더라도 다시 공격받지 않겠지만 만약 사람에게 본인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일을 잘못한다고 화를 내면 곧장 반격당할 수 있다. 그러면 대체로 더 높은 강도의 화로 보복한다.

 

 

 

-단순히 화를 품고만 다녀도 피해가 있다. 그러나 이를 타인에게 표현하면 대가는 훨씬 더 커진다. 집에서 일하고 있는 중에 아이들이 떠들어 집중을 방해받을 때가 있다. 이때 폭력적인 목소리로 큰 소리를 질러 애들을 조용히 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애들은 아빠를 두려워한다.

 

 

-“화를 안고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내 머릿속 공간을 임대한 것과 같다.”

 

 

-결핍된 한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만 가져도 상황은 즉시 개선된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필수적이다.

 

 

 

-자신의 욕망이나 필요를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고립되거나 외로워진다. 많은 독신자들이 만족스런 배우자나 인간관계를 찾기 힘들다고 불평한다.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면 그나마 가능성 있는 상대방도 불현듯 떠나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만족스런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나는 이를 ‘인간관계의 비행경로 이론’이라고 부른다. 당신은 내 공항에 착륙할 수 있다. 너무 빨라도 느려도 안 된다. 너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쳐서도 안 된다. 또 너무 높거나 낮아도 안 된다. 그러나 나는 어떤 코스가 정확한지 알려주지는 않겠다. 그리고 한 번 착륙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다음번에도 착륙코스가 동일할 거라 생각하지는 마라. 자신이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마음속 착륙코스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화가 나기보다는 슬퍼진다. 그러나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요청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말하지 않은 요구들을 잘 살펴보면 화를 내는 많은 경우를 이해할 수 있다. 원하는 바나 필요에 관해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커다란 문제를 야기한다. 부부관계 클리닉은 내면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분명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가르친다.

 

 

-자신의 요구를 말하지도 않으면서 상대방이 알아서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지 말자.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종종 이런 환상을 품는다. ‘정말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사랑한다면), 내 마음을 알 거야.’

 

 

-일상 속에서 화를 만들어내는 방법 중 하나가 자신의 요구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마법처럼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본인이 알리지도 않은 요구와 부합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화를 낸다.

 

 

-아무리 사소한 상황이더라도 잠깐 멈춰 충족되지 않은 요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연습을 하면 가장 정직하고 정확하게 자신이 왜 화를 내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연습을 반복하면 화내는 횟수와 강도가 줄어들고 그에 수반되는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그리고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자신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이 생긴다.

 

 

-오래전 나는 상당한 통찰력을 가진 선생님과 같이 일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지에 관해 토론하고 있었다. 그가 갑자기 회전의자를 굴려 내게 다가오더니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그러곤 물러나더니 다음과 같이 물었다. “내가 방금 뭘 했죠?” 나는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나를 놀라게 하려고 했나요?” “아닙니다.” “내 주의를 끌려고 그랬나요?” “아닙니다.”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현재 여기에 집중하라고 그랬나요?” “아닙니다.” “모르겠습니다. 방금 도대체 뭘 한 거죠?” “당신 쪽으로 가깝게 움직였잖아요.” 몇 마디의 대화였지만 나에게는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한마디로 ‘명백한 사실을 일깨우는 한줄기 눈부신 섬광’이었다. 나는 선생님이 한 행동의 동기를 알아맞히려고 하면서 오히려 명백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실에 바탕을 둔 뚜렷한 근거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다고 생각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매 순간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이 왜곡 없는 진실이다. 그 밖에는 모두 현재 눈앞의 사실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를 과거의 경험이라는 색안경을 통해 해석된 것들이다.

 

 

-“일시적 분풀이는 화를 줄이지도 못할뿐더러 나중에 화를 더 폭력적으로 쏟아내게 만드는 리허설 역할을 한다.”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화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던지기 위해 빨갛게 달궈진 석탄을 움켜쥐는 것이다. (티베트 속담)

 

 

-우리는 화가 났을 때 상대를 제압함으로써 상황을 본인의 생각대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가 자신에게 향할 때는 거기에 맞추어 스스로도 화가 나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자신을 모욕했기 때문에 반드시 화를 내야 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세상에 그렇게 하라는 법칙은 없다. 진정한 행복과 웰빙을 성취하는 방법은 다른 데 있다.

 

 

-중독성으로 인해 매력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화는 양날의 칼이다. 상대가 된 사람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휘두르는 사람도 상처를 입는다.

 

 

-고대의 불교 지도자들은 아래와 같은 모든 성향을 화의 일부로 간주했다. 언제라도 분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짜증, 혐오, 못마땅함, 성급함, 세상을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는 자세, 자신만의 관점과 의견에 대한 집착, 호불호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티베트에는 “센파shenpa”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통해 느끼는 감정 뒤에 숨어 있는 중독성을 이르는 말이다.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순간’을 사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는 시간에 몰입하는 것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정체성을 쌓아간다거나 일련의 사회관계나 성취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런 일들도 하겠지만, 근본적이고 주된 삶은 모든 순간의 시간을 마치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껴안는 일이다.”

 

 

-명상을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쿠션이나 의자에 편안하고 조용하게 앉는다. 몸을 가지런히 해서 등을 곧추세운다.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이지 말고 몸에 균형을 잡는다. 이런 자세는 움직임 없이 정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를 통해 들어오는 들숨과 폐를 채운 다음 나가는 날숨에 집중해보자.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면서 이를 관찰한다. 예를 들면,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와 나가는 따뜻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각각의 호흡을 열까지 세라. 그리고 다시 시작해라. 10을 넘어 숫자를 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즉시 이를 인지하고 다시 1로 돌아가라. 마음속에 생각들이 떠오르면 마치 푸른 하늘의 솜털구름처럼 여기고 흘려서 보내라. 어떤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를 풀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호흡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명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명상하는 중에 평소에 무시했거나 억눌러온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화가 나 있는지, 무언가 괴로워서 불평하며 짜증내고 온종일 신경 쓰여 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흘러가게 두자. 나중에 자리에 일어났을 때 확인해보자. 바로 이것이 명상이다. 명상의 자리를 떠나서도, 일상 속에서 같은 기본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스즈키 순류는 이렇게 말했다. “기꺼이 온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려 하고, 그저 바라보는 것이 좌선의 실행이다.”

 

 

-우리 삶에서 이러한 불필요한 화의 원인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의 아픈 곳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아파하는 범위는 대체로 아래와 같은 이슈를 포함한다. 명예 • 독립성 • 인정욕구 • 질투 • 자존심 • 존경. 매사에 유난히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감정을 위에서 찾을 수 있는가? 아픈 곳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요구를 찾아내면 치유할 수 있다. 잠깐 멈춰서 자동적으로 화가 올라오는 삶의 순간을 생각해보자.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 ‘~할 때마다 나는 참을 수가 없어’라거나 ‘~할 때면 나는 정말 짜증이 나.’ 몇 가지 가능한 경우를 살펴보면, • 나는 비판받는 것이 싫어.(인정욕구) • 누군가 저 사람이 나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싫어.(자존심) • 나는 누가 내게 명령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싫어.(독립성) • 나는 누군가 내게 대거리를 하거나 논쟁을 하는 것이 싫어.(존경) • 나는 친구가 나를 믿지 않을 때가 싫어.(명예) • 여자친구가 다른 녀석들과 친하게 지내면 미친 듯이 화가 나.(질투)

 

 

-미국에서도 누군가의 명예를 방어하는 행위가 살인으로 이어진다. 뉴욕 시의 청소년범죄와 관련된 기사를 보면 한 젊은이가 누군가에게 왜 총을 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의 대답은 이렇다. “그놈이 내 여자친구를 모욕했어. 달리 내가 어떻게 하겠어?” ‘자존심’이라는 아픈 곳은 타인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적일 때 찔리게 된다. 타인의 의견은 본인의 고유한 가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부처는 순간순간 아니면 매일매일 요동치는 외부세계의 의견을 본인의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로 삼는 것은 바보라고 이야기한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루는 노벨상, 다음 날은 똥덩어리!”

 

 

-비판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아픈 곳을 치유하지 못하면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비판하는 사람과 관계를 개선할 수도 없다. 방패를 휘두르지 말고 귀 기울여 들은 뒤에 말해라. “고맙습니다, 한번 생각해볼게요.” 아마 상대방과 관계가 깊어지고 업무효율도 올라갈 것이다. 누군가 혹시 모를 당신의 화를 감수하고 비판을 할 정도라면 아마도 그만큼 당신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발언 뒤에는 대개 다음번에는 당신이 더 잘할 수 있고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하루를 살면서 작은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마라.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 잠깐 문을 잡아주자. 염두에 뒀던 영화가 있더라도 동료가 다른 영화를 보자고 할 때 “그래”라고 말해주자. 업무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신뢰의 말을 건네라. 업무상 중요한 상대방과의 식사자리를 부러워하는 동료직원에게 같이 가자고 말해라.

 

 

-“사원에는 아직까지 전해 내려옵니다. …… 베푸는 자가 감사해야 한다. 그래야 나눔이 된다. …… 누군가가 당신의 호의를 받아들이면서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는 거절할 수 있다. 반드시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베푸는 자는 감사해야 한다. 그러면 나눔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흥정이 된다. 베푸는 것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깨어나면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나눔을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웃이 당신을 미워하고 언제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상상해보라. 만약 성질을 못 참고 그를 향해 화를 품으면, 소화는 잘 안 되고 분해서 잠을 못 자게 되어 진정제와 수면제를 찾는다. …… 기분이 상해서 짜증을 자주 내, 결과적으로 오랜 친구들은 방문을 꺼린다. 점점 주름과 백발이 늘어나고 결국 더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다. 이제 당신의 이웃은 정말 행복하다. 직접적으로 신체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도 목적을 달성했다. 그의 부당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면 건강은 해를 받지 않고 마음은 기쁜 상태를 유지하고 친구들은 더 많이 방문한다. 삶은 더욱더 성공적이 된다. 이젠 이웃의 마음에 근심이 늘어난다. 나는 이것이 당신의 이웃에게 대응하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게는 이런 경험이 많다.”

 

 

-공격을 받았을 때 생겨나는 감정에 대처하는 법은 첫째 다른 사람의 화에 대응하지 말고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소토선센터의 소산 빅토리아 오스틴Shosan Victoria Austin은 화와 부딪쳤을 때 다음과 같은 7단계를 대처 방안으로 제시한다. 첫 번째, 말하거나 반응하기 전에 공간을 둬라. 심호흡을 해라. 두 번째, 상대방의 안색과 몸 상태를 살펴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해라. 생리적인 단서들을 살펴보라. 특히 상호 신뢰도에 변화가 일어나는지 지켜봐라. 사람이 대개 편안해지면 눈이 커지고 몸을 살짝 당신을 향해 기울인다. 세 번째,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결과를 살펴보라. 단기간에 도움을 주는 행동은 나중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네 번째, 자신에게 물어보라. 내가 추측을 하고 있지는 않나? 문제가 무엇인지 당사자에게 물어보라. 본인이 문제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하는지 고려하라. 다섯 번째, 상호간의 경계선과 가치, 한계를 강조하고 존중해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다툼은 가치관이 다른 결과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족 구성원 두 명이 부모를 요양시설과 집 중 어디에 모실지를 두고 의견이 다르다. 한 명은 부모가 건강상 안전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는 부모가 행복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안전 지향인 사람은 솔직하게 인정한다. “내가 항상 지킬 수는 없어. 나는 엄마가 다칠까봐 두려워.” 다른 사람은 말한다. “나는 엄마가 바라는 걸 들어주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어.” 이제는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간의 관심 사항에 대한 논의가 된다. 여섯 번째, 바른 자세로 이야기하라. 스스로에게 ‘이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려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라. 그리고 다른 동기로 본인의 감정을 분출하지 마라. 본인의 말이나 행동에 가시가 돋아 있는지 나쁜 의도가 숨어 있는지, 제멋대로 굴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라.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일곱 번째, 신중하게 노력해서 앙갚음을 하지 마라. 불교에서 가장 기본적인 선언은 모든 존재를 축복하는 것이다. 당신 앞의 특정 인물만 제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화가 우리 선택의 폭을 좁히도록 놓아둘 수도 있고 화에 지배받지 않기로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 직장에서 누군가 아니면 어떤 일 때문에 정말 화가 났다면 집에 도착해서도 화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때 집을 들어서면서 행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가 존재한다. 아내에게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한 후, 침묵 속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직장에서의 일을 되씹고 소파에 몸을 파묻고 축구경기를 시청한다. 아니면 아내에게 회사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었지만 당신과 함께 있으니 좋다고 말한다. 만약 아내가 회사에서의 일을 듣고 싶어 하면 자초지종을 말해줄 수 있다.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정말 힘든 날이었어. 더 이상 생각하기 싫은데 당신이 저번에 얘기한 영화를 보고 외식이라도 할까?” 분명히 이런 선택들이 존재함에도 우리의 습관적인 행동 패턴이 그런 선택들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본인 손에 달려 있다. 어느 분기점에서든 우리는 많은 선택지와 방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창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라. 정말 원하는 것을 위해 도전해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들을 양자택일이나 대체물로, 즉 개별적으로 보지 말고 가능성과 전략의 우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벌어진 상황에 대해 무섭게 화를 낼 때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첫째는 일어난 일이 좋은 일이 될지 나쁜 일이 될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는 이를 바꿀 수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 논의의 핵심은 일어난 일을 우리가 좋아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 자체를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듯이 우리가 생각과 행동, 말을 어떻게 할지 선택하는 것 역시 전체 우주의 과거, 현재,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방금 일어난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본인 인생 드라마의 다음 장면을 결정적으로든 미세하게든 변화시킬 기회가 있다. 인간의 지능은 본능이나 습성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반응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한다. 지능은 선택할 수 있는 힘이다. 화는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킨다. 그리고 선택의 폭을 줄인다. 그러나 이성의 힘을 총동원해 화나 습관에 따라 행동하지 않기로 선택하면 미래에는 좋아하는 일들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욕설을 돌려주고 싶은, 술을 마시고 싶은, 또는 다른 중독적 행위에 빠지고 싶은 충동을 시험해보라. 함께 머물며 견디면 이는 헐거워진다. 내면에 붙들고 더 이상 구실을 만들지 않으면 감정이 일시적일 뿐이며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여기에는 어떤 종류의 감정이든 그 수명이 겨우 1분 30초에 불과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 “그 시간이 지나면 감정을 계속 끌고 가기 위해서 감정의 원인을 다시 불러와야만 한다”고 초드론은 말한다.

 

 

-화는 문제되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입되는 다음과 같은 관념의 프레임 속에서 항상 작동한다. 즉 누군가 잘못을 했거나 나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거나 누군가가 나쁜 사람이라는 프레임이다. 앞 차가 길을 막고 교통을 방해하면 우리는 운전자가 생각 없이 바보 같은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다가 실제는 도로 위로 갑자기 뛰어든 아이 때문에 차가 멈추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젠가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갔는데 침실 위층에서 누군가 가구 같은 물건을 질질 끄는 소리를 내는 통에 며칠 밤을 연달아 새워야 했다. 나는 위층으로 올라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문을 열어준 사람에게 물었다. “아니 왜 한밤중에 가구를 그렇게 옮깁니까?” 그때 그녀 뒤쪽으로 무거운 몸집의 할머니가 보행을 도와주는 보조기구가 옆에 놓여 있는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즉시 상황을 이해했다. 미안한 마음에 나는 성의를 다해 사과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 집 문앞에 건강을 비는 쪽지와 함께 화분을 남겼다. 그녀는 답례로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힘든 걸음으로 직접 찾아와 초콜릿 한 박스를 내게 건넸다. 그렇게 우정은 시작됐다.

 

 

-이렇게 통찰력을 이용해 어떤 상황에서든 복합적인 현실을 숙고할 수 있다. 그리고 상황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되돌아볼 수 있다. “비행기가 뉴욕의 쌍둥이 타워를 향해 돌진할 때, 정말 단지 몇몇 나쁜 개인들만의 책임일까?”라고 그녀는 묻는다. “아니면 일련의 복합적인 원인과 상황들이 합쳐진 결과일까?”

 

 

-화를 품고 사는 것은 평생에 걸쳐 집에 손님을 모시고 사는 것과 같다. 그는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내보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화 날 때 읽어라

• 화는 파괴적인 감정이다.

• 화로 피해를 입는 첫 번째 사람은 바로 나다.

• 화를 내며 행동하면 비이성적으로, 분명히 바보처럼 행동하게 된다.

• 선택을 통해 나는 인생에서 화의 총량을 줄일 수 있다.

• 화가 줄어들면 나는 더욱더 일을 잘하고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