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은 아쉬움

기차를 기다리며

대지의 마음 2011. 10. 2. 17:48

 

기차를 기다리며


                                         한보리 글 곡

 

창문밖에서는 칠흑같은 어둠
아가리를 벌리고
밤새도록 그 리듬
까만비를 뿌리고 비오고 있소
첫번째 기차 오는 소리 어디로 가는걸까
첫번째 기차 바퀴소리 멀어져 가오

 

낡은 구두 앞에 밤새 피워 던진
구겨진 담배꽁초
그 중 하나 주워서
다시 불을 붙혀서 다시 피웠소
두번째 기차 오는소리 어디로 가볼까나
두번째 기차  바퀴소리 멀어져가오

 

*간주*

 

푸석한 머리에 분냄새 풍기며 여자하나 들어와
헤픈웃음 날리며
앞자리에 앉았소. "어딜가려오"
세번째 기차 오는소리 어디로 가야하나
세번재 기차 바퀴소리 멀어져 가오

 

회칠한 바람벽 희미한 불빛에
이런 낙서 있었소
벗은여자  그림에 '나는 누구꺼 봤다. 진짜로 봤다.'
네번째 기차 오는소리 이젠 정말 가야지
네번째 기차 바큇소리도 멀어져 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