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은 칠흑같이 어두워지고
오랫동안 불을 밝히던 건너 집의 마지막 등마저 꺼지고
쏟아지는 함박눈 아래 가로등만 깜박인다.
그렇게 소리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면
마음마저 온갖 들뜸 내려놓고 평안하다.
새벽녘에서야 겨우 잠이 들었건만
얼마나 쌓였을까?
피곤한 몸으로 다시 일어나 창문 너머 바깥을 바라본다.
어둠을 지나 밝아오는 세상은
말없이 눈 속에 묻혀 있다.
그렇게 온통 하얗게 눈으로 뒤덮일 첫 눈을 기다린다.
그때쯤이면 훨씬 커있을 우리 아이들을 기대하며..
아니 지금보다 성숙된 마음으로 변해있을 나를 기대하며...
벌써 1년을 훌쩍 넘어섰다.
바쁘고 힘들 때마다
작년 다녀온 호주 여행을 떠올리곤 했다.
그땐 어떤 고민도 없이 오래간만에 만난 나의 가족뿐이었고,
하루하루가 즐거운 긴장이었다.
*호주 여행 때 딸 모습[http://blog.daum.net/jmt615/99]
기다리는 하얀 눈도 그렇다.
늘 무언가에 조바심내고,
번거로운 계획들 만나 결심하기 어려운 일상을 덮어주는 그런 흰 눈을 기다린다.
2013년이면 난 호주에 간다.
마치 유년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말이다.
[눈_이혜진 1집(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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