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그리워

[무등산 옛길 3구간]장원삼거리~덕봉~충장사~가사문화권

대지의 마음 2012. 11. 4. 07:42

 

무등산 옛길은 이렇습니다.

 

 

 

 

오늘 걷게될 옛길 3구간은 <장원삼거리~덕봉~충장사~풍암점~도요지~환벽당>, 11.3km 입니다.

 

무등파크아파트 앞 정류장, 버스에서 내립니다.

3구간 입구를 찾아서 신양파크삼거리로 올라갑니다.

삼거리를 지나치니 이정표가 보입니다.

 

 

복잡한 선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너무 복잡해 사진만 찍기로 합니다.

(이 지도를 꼼꼼하게 보았어야 합니다. 나중에 길도 없는 산에서 뒹굴지 않을려면 말입니다. ㅋㅋ..)

 

 

11.3km!

7.7km의 1구간, 4.12km 였던 2구간에 비하면 먼 거리입니다.

게다가 초입부터 경사가 시작됩니다.

 

 

 

땀이 몸을 흥건히 적십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잠시 서서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조심스럽게 앞서가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아주머니의 가쁜 숨소리가 멀리서도 들려옵니다.

한걸음 한걸음 정말 천천히 내딛고 계신 모습이 굉장히 힘이 드신 모양입니다.

 

 

충장사와 장원봉이 갈리는 길입니다.

이 길에서 충장사 방향으로 길을 잡았어야 합니다.

3구간은 '장원봉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지, '장원봉'을 올라서는 길이 아닙니다.

 

별다른 이정표도 없고 장원봉을 넘어가겠지 하는 마음에 장원봉 쪽으로 들어섭니다만 실수는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약 2시간 동안은 짝퉁 '무등산 옛길 3구간' 여행인 셈입니다.

 

 

어쨌든 중간중간 많은 무등산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햇볕이 드는 방향이라 얼굴을 찡그리고 쳐다봐야 합니다.

 

 

출발지였던 신양파크호텔(무등산 관광호텔?)도 내려다 봅니다.

 

 

광주시내도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장원봉 정상에 섭니다.

그 흔한 무등산 옛길을 나타내는 이정표도 보이질 않습니다.

옛길 구간을 유추해낼만한 지명도 없습니다.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냥 넘어서 가기로 합니다.

 

 

상쾌한 내리막길을 조금 걸어오니 색다른 이정표가 등장합니다.

무등산 옛길 고유의 표지는 아닙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이 길은 '무등산 옛길 순환로'입니다.)

 

 

허름한 막사를 지나치니...

 

 

또 이정표 등장!

평두메?, 영광사?

모르겠습니다. 그냥 계속 걷기로 합니다.

 

 

이런 팻말도 등장합니다.

아마 옛길 공식 구간이 아닌 '순환로'임을 표현하기 위해 둥그런 원을 그려넣은 모양입니다.

 

 

한참을 걸어서니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대나무밭이 등장합니다.

금새 인기척이 나올 것 같습니다.

 

 

잠시 뒤 깔끔하게 단장된 절이 나타납니다.

무슨 절일까?

 

밭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께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봅니다.

아주머니는 '영광사'라고 하시면서 어디를 찾느냐고 되묻습니다.

아하.. 아까 팻말에서 보았단 '영광사'로구나.

 

'무등산 옛길을 따라서 충장사를 거쳐서 담양쪽으로 가려고 하는데요...?'

 

아주머니가 놀란 표정으로 한참을 쳐다보십니다.

그리고선, 방향을 엄청 잘못 왔다고 하면서

절 뒷편으로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넘어가면 4수원지가 나올것이라고 알려주십니다.

 

고맙다고 말씀을 드리고 절 이곳저곳을 잠깐 둘러봅니다.

여느 절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잠깐 고민에 빠집니다.

옛길 3구간 종주를 위해서 왔으니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갈까?

아니면 그저 걷는 것이 좋아서 온 길이니 종주에 얽매이지 말고 색다른 경험을 해볼까?

 

결국 그저 걷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고, 주어진 경험을 피하지 않고 즐기기로 마음 먹습니다.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절 뒷편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오래전에 사람이 통행했던 길이라 나무가 우거지고 길을 찾아 걷기 쉽지 않습니다.

최대한 길처럼 보이는 곳을 찾아 걷기로 합니다.

 

 

아이구 이런, 이제는 오래된 흔적마저 아예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거리이고..

닥치는 대로 길을 만들어 가보기로 합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을까?

나무로 우거진 숲에서 멀리 능선을 바라보면서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러다가 길을 잃고 미아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온 몸에 긴장된 땀이 흠뻑 흘러내리고..

여기저기 긁힌 상처도 늘어가고

마음을 추스리고 차분하게 생각하자고 마음먹지만 이유없이 행동은 급해집니다.

 

그렇게 헤매일 때 깔끔하게 단장된 묘지가 보이고,

그 묘지로 통하는 통행로가 반갑게 눈에 들어옵니다.

 

만세!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길을 따라 내려옵니다.

"앗! 또 절이네!"

 

단풍에 물든 나무를 잘라 손질하시는 어르신들께 말을 걸어봅니다.

'만덕사'라고 합니다.

만덕사?

 

그리고 친절하게 '멀지 않은 곳에 버스 타는 곳이 있다'고 알려주십니다.

 

우선 버스타는 길가로 나가서 어디쯤인지도 가늠하고 어디로 걸을 것인지도 고민해보기로 합니다.

 

 

반가운 절, 만덕사도 카메라에 담습니다.

정말 단촐합니다.

 

 

바로 옆에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칠봉사'도 있습니다.

스님의 염불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기 도로가 보입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ㅋㅋ...

 

 

오늘 옛길 산행은 장원봉을 넘어설 때부터 예기치 않은 코스를 걸어온 것입니다.

거기에 '영광사'에서부터 '만덕사'까지는 길도 없는 곳을 헤매었죠.

아래 지도의 화살표와 화살표 사이가 헤맨 경로가 되겠습니다.

(정신없이 헤맨 흔적이 역력합니다.^^)

 

 

도로에 올라서니 반가운 이정표가 보입니다.

'옛길 횡단구간'

 

어찌어찌 옛길 횡단구간과 만나 다시 옛길 3구간으로 접어듭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장원봉'이 아닌 '장원정'에서 넘어왔어야 했습니다.

후회해도 늦었습니다.^^

 

 

옛길 방문객들이 자주 들어오니 이런 팻말을 걸어두었겠죠.

식당도 없고, 계곡도 없다고 말입니다.

근데 저는 그 반대편에서 떡 하니 나타났으니 어르신들이 이만저만 놀라셨겠습니다.

 

 

도로를 건너 3구간 입구를 보니

'아, 이런 길이 사람이 다니는 길이지! 그럼^^' 하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렇게 본 궤도에 진입합니다.

아침 9시에 시작된 산행이 이제 11시를 넘겼습니다.

 

나무꾼길로 들어섭니다.

 

 

경사가 굉장히 심한 모양입니다.

 

 

심한 경사를 오릅니다.

여기저기 쓰러진 나무들 사이로 오르막이 끊이지 않고 계속됩니다.

게다가 오르는 내내 산행하는 사람도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잘 찾지 않는 구간인 모양입니다.

 

 

계속 오르고 또 오릅니다.

'옛길아님' 표지판도 지나칩니다.

 

 

그리고 나무꾼길 안내 표지판이 등장합니다.

조상들도 힘들게 산을 오르내렸던 곳이라고 끈기있게 올라보라는 격려(?)가 담겨있습니다.

정말 힘든 구간입니다.

 

 

 

이제 700m 남았습니다.

오르막 700m 면 무지하게 먼 거리입니다.

 

 

나무꾼 쉼터에서 주저 앉습니다.

쉼터 앞쪽으로 무등산이 마주 보입니다.

해질 무렵까지 쉬더라도 지겹지 않겠습니다.

 

 

 

쉼터에서 일어나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멀리 덕봉이 보입니다.

 

 

경사도 더 심해집니다.

 

 

 

멋진 바위 옆을 지나니 이제는 아예 밧줄을 매어 두었습니다.

유난히 오늘 다리가 힘든 이유는 아마도 영광사에서 만덕사까지 정신없이 헤맨 때문일겁니다.

밧줄을 잡지 않고는 올라가지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정상과는 멀지 않은 곳, 덕봉전망지점에 섭니다.

햇살 때문에 사진은 좋질 않지만 풍경은 멋집니다.

 

 

 

마침내 덕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가방을 내던집니다.

외투도 우선 벗어던집니다.

그리고, 물을 한 모금 찾아 마십니다.

 

아침내내 걸어온 거리가 6km정도 입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유난히 힘이 들었습니다.

 

 

12시.

점심을 먹어야겠습니다.

 

인적도 없겠다 고생하고 올라왔으니..

밥도 정상에서 (오기로) 떠억하니 먹어야겠습니다.^^

 

 

산행 때 마다 챙겨오는 시원한 맥주 1캔.

땀흘린 뒤에 마시는 맥주 한 모금은 정말 일품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먼 산을 보면서 그저 시간을 보냅니다.

핸드폰을 찾아서 음악을 고릅니다.

손병휘의 '새'가 괜찮겠습니다.

새가 멀리 산중을 나르는 모습을 떠올려 보면서 몇 번이고 다시 듣기 합니다.

 

 

새_손병휘(박완호 작사, 이지상 작곡)

 http://blog.daum.net/jmt615/459

 

길게 울어라 하늘에서 날고

땅 끝 먼 곳에서 목놓아 우짖는 새

 

너의 어깨에 출렁이는 자유

가슴과 가슴으로 날개 짓 하려무나

 

지친 날개 접고 내려앉은 그대

길게 울어라 가라앉지 않는 무게로

 

멀리 날아라 슬프지 않은 노래로

이 땅 어디에나 자유로 날아라

 

입술로 울지 않고 눈물로만 울지 않고

길게 울어라 온 몸을 멍든 상처로

 

멀리 날아라 슬프지 않은 노래로

이 땅 어디에나 자유로 날아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노래 '새'를 영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오후 1시,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충장사 방향으로 막 내려서니 온통 빨간 단풍잎들이 보입니다.

 

 

급한 경사에 역시 밧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섭니다.

길다란 그림자가 경사를 짐작케 해줍니다.

 

 

급한 경사를 내려서니 비교적 평탄한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1km 정도를 더 내려오니 낯익은 도로가 보입니다.

 

 

무등산 옛길 3구간은 나무꾼길과 역사길이 합쳐진 길입니다.

덕봉을 넘어오는 길이 나무꾼길이고 이제 시작하는 충장사에서 가사문화권까지의 길이 역사길입니다.

 

 

저쪽으로 보이는 충장사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가득합니다.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역사길이 시작됩니다.

 

 

도로와 나란히 역사길이 이어집니다.

평탄하고 운치있는 길을 걸으면서 덩달아 마음도 평화로워집니다.

 

 

 

 

 

<사촌 김윤제 재실가는 길>이라는 표지를 발견합니다.

 

 

 

가사문화권의 중심인물인 송강 정철을 비롯한 선비들에게 영향을 준 <사촌 김윤제> 선생의 제를 모시는 곳입니다.

옛길 3구간이 조성되지 않았다면 찾아오기 힘든 곳입니다.

광산 김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는 걸로 보아 자랑스러운(?) 광산 김씨 집안의 어르신임이 분명합니다.

 

 

돌로 이어진 길도 멋집니다.

하지만, 발목을 조심해야 합니다.

 

 

풍암제로 가는 길 옆에 지진관측소가 있습니다.

 

표지판에는 <기상청에 따르면 초광대역지진계는 우리나라에서 이 곳 하나뿐이며,

지구 반대편 지진까지도 관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소입니다.>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사람 발소리까지 24시간 관측되는 곳, 대단합니다!

 

 

 

 

풍암제 옆 직선도로를 줄곧 걸어가 풍암제 입구에 닿습니다.

주변 지형과 어우러져 멋지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군데 군데 단풍이 물든 나무들도 예쁘게 보입니다.

 

 

이번에는 지도를 꼼꼼히 뜯어봅니다.ㅋㅋ.

옛길 3구간의 공식 코스는 이 곳 풍암제로 내려오는 직선구간이 아니라 풍암정 쪽으로 빠져야 합니다.

지도가 알려준 길로 되돌아가기로 합니다.

 

 

오전의 실패가 준 소중한 경험대로 지도가 알려준 길로 되돌아갑니다.

아래 지도의 화살표 부분이 되돌아간 길입니다.

 

 

개울을 건너 큰 바위 뒤로 정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풍.암.정.

 

 

조선 중기 의병장 김덕령 장군의 아우인 김덕보가 세운 정자입니다.

'풍암' 이라는 명칭은 단풍과 바위가 어우러진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김덕보의 호가 바로 풍암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풍암정을 지나 이어지는 옛길 구간은 유난히 큼지막한 바위가 많고

(단풍이 물든) 아름다운 나무들 사이로 길이 나 있습니다.

 

 

이제 환벽당까지 3.4km 남았습니다.

1시간이면 충분하겠습니다.

역사길은 숲을 가로지르거나 개울을 건너고 들판을 가로지는 길로 이루어져 걷기에 아주 편합니다.

 

 

이렇게 멋진 길도 있습니다.

 

 

분청사기와 백자를 굽던 가마터도 있습니다.

부근 배재마을, 금곡마을이 특히 유명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3군데 가마 중 2번째 가마는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원형대로 보존된 도요지와 발견된 분청사기와 백자를 둘러보았습니다.

 

 

무등산의 역사를 설명한 글도 있었습니다.

 

 

 

도요지 관람을 마치고 걸음을 재촉합니다.

 

하지만, 왠일인지 옛길 이정표를 발견할 길이 없습니다.

분명 삼거리로 나뉘어서 사람들이 헛갈릴만한 곳인데도 아무곳에도 표지판이 없으니...

답답한 마음에 도로표지판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가 봅니다.

그러다 아니다 싶어서 다시 삼거리로 돌아옵니다.

 

삼거리 이곳저곳 바닥을 뚫어져라 찾아봅니다.

그리고선 전봇대 밑으로 쳐박혀진 팻말 기둥을 발견합니다.

 

방향이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전봇대에 기대어 세우고 사진에 담았습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대로 걸어내려갑니다.

도로표지판을 볼 때 얼추 맞는 방향인 것 같습니다.

 

 

길가에는 산나물과 채소들을 판매하는 어머니들이 보입니다.

도로 표지를 보니 이 곳이 무등산 수박마을입니다.

 

더 이상 무등산 옛길 안내판을 찾을 수가 없어서

환벽당 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좁다란 길로 쉼없이 차들이 쌩쌩 달려갑니다.

걷는 내내 두리번거리며 옛길 안내판을 찾을까 노력해보았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환벽당 바로 옆에 있는 호수생태원이 멀지 않은 모양입니다.

호수생태원만 찾아간다면 환벽당은 쉽게 찾을 것입니다.

 

 

호수생태공원 앞을 지나갑니다.

휴일이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생태공원을 채웠습니다.

덩달아 이 사람들이 몰고온 차들이 가득가득합니다.

차가 주인인지 걷고 있는 내가 주인인지 헛갈립니다.

 

걸음을 방해 받는게 짜증이 납니다.

 

 

환벽당으로 꺽어지는 다리 앞에 도착합니다.

마침 주변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어디서부터 또 잘못 온 것일까?

 

도요지에서 삼괴정(?) 방향으로 길을 잡지 못한 덕분에

김덕령 장군 생가와 정녀비각을 거쳐 오지 못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이정표를 찾을 길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이제 환벽당에 올라갑니다.

환벽당 앞 개울가에서 대학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였던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2003년 파업 때 산개했던 우리가 찾아왔던 곳도 환벽당이었습니다.

 

오늘은 혼자서 고생 끝에 뿌듯한 마음을 안고 환벽당을 오릅니다.

 

 

환벽당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읽어봅니다.

아까 지나오면서 만났던 <사촌 김윤제>가 세운 정자입니다.

푸르름을 사방에 둘렀다는 뜻에서 '환벽당'입니다.

이름도 멋지고 주변도 멋집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함께 고생한 베낭을 내려둡니다.

길을 잘못 들어 헤맨게 두 번이나 됩니다.

하지만, 즐겁기만 합니다.

 

 

신발끈을 풀고 정자에 앉아 앞마당을 쳐다봅니다.

행복합니다.

 

 

이 곳이 무등산옛길 3구간의 마지막 지점입니다.

 

 

 

 

 

[자전거 여행을 위해 구입한 GPS 로그를 보니 오늘 행적이 뚜렷이 보입니다.

 길을 잘못 들어 헤맨 흔적도, 다시 되돌아온 길도 모두 보입니다.]

 

 

막상 길을 잘못 들어 헤맬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돌아와서 걸었던 길을 되짚어보니 그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습니다.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을까 인터넷을 뒤져 다시 살펴보니

엇갈린 길들을 더듬어 다시 걷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

 

다음엔 아이들과 함께 걸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