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그리워

[무등산 옛길 2구간]원효사~서석대, 그리고 입석대, 장불재 등

대지의 마음 2012. 10. 7. 17:48

 

무등산 옛길 2구간을 걷기로 합니다.

기대가 큽니다.

서석대와 입석대, 장불재...

광주에 살면서도 아직 제대로 오르지 못한 곳입니다.

 

 

오늘은 엄마와 민결이가 함께 합니다.

덕분에 편하게 원효사까지 왔습니다.

 

점심 도시락은 민결이 몰래(?) 특별한 반찬을 담아 아빠가 준비했습니다.

상쾌한 마음으로 2구간 입구 계단을 오릅니다.

 

 

2구간은 총 4.12 km 입니다.

 

 

내려올 때는 

서석대-입석대-장불재-규봉암-신선대 억새평전-꼬막재-무등산장을 거쳐 돌아오기로 합니다.

 

 

비교적 평탄한 숲길로 시작합니다.

마음도 덩달아 상쾌하고 느긋해집니다.

 

 

27번 거리 표지목이 2구간의 시작입니다.

40번 표지목에 도착하면 멋진 서석대의 풍경이 펼쳐질 것입니다.

 

 

얼마 걷지 않아 제일기도원과의 삼거리가 나옵니다.

안내판에 따라 옛길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평탄한 길이 걷기 좋아서 순식간에 28번 표지목을 만납니다.

300미터마다 숫자가 적힌 표지목을 찾는 즐거움이

옛길을 걷는 지루함을 달래줍니다.

 

 

태풍이 지나간 흔적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뿌리도 바람 앞에 뽑혀 쓰러졌습니다.

 

 

가로막은 나무를 들어내지 못하고

사람의 통행이 가능한 정도만 베어냈습니다.

 

 

제철유적지에 도착합니다.

인터넷으로만 접하던 장소입니다.

궁금합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대로 철이 생산되던 곳입니다.

발굴 결과 제철에 필요한 시설과 가공 시설까지 확인되었다니 놀랍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풀만 우거져 있어서 특별함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주말이라 옛길 2구간을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민결이가 발견한 '의자 나무' 입니다.

모녀가 앉으니 딱 맞습니다.

나무는 무척 힘이 들 것입니다.

 

 

제철유적지와 깊은 관련이 있는 주검동 유적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김덕령 장군과 백성들이 무기를 주조했던 곳입니다.

바위에 새겨진 글귀에 대한 해설을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조금 지루했던 모양입니다.

민결이가 모자 창을 들어보이며 웃습니다.

 

 

엄마는 묵묵히 태풍으로 어지러워진 길을 계속 걸어 올라갑니다.

 

 

길 옆 숲에서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2구간은 산새들의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침 나무가지 위에 앉아 있는 새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물통거리에 도착합니다.

옛날부터 나무꾼들이 땔감이나 숯을 구워 나르던 길이라고 합니다.

정말 무등산 구석구석마다 백성들의 발걸음과 사연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듯 합니다.

 

 

어느덧 32번 표지목까지 왔습니다.

 

 

치마바위에는 벌써 많은 아주머니들이 앉아서 쉬고 계십니다.

왜 치마바위일까?

설명을 찾진 못했습니다.

 

 

10시 30분입니다.

1시간 정도 산행을 했습니다.

34번이면 2km 넘게 걸어온 것입니다.

 

 

원효계곡 시원지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시원한 물에 세수도 하고 간식으로 포도를 먹었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단풍이 들어가는게 눈에 보입니다.

 

 

갑자기 군인들이 여러명 급하게 추월해 갑니다.

민결이는 왠 군인들이 무등산에 있냐고 묻습니다.

광주에도 군인들이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아빠가 군대 있을 때에는 순식간에 걸어서 올라갔을 것이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군인들을 쫓아서 걸어온 길.

이제 나무다리를 건넙니다.

민결이가 1구간에서 태림이와 함께 다리에서 떨어진 이야길 엄마에게 전해줍니다.

 

 

표지판 안내에 따라 왼쪽으로 길을 돌아섭니다.

갑자기 평탄한 길이 나타납니다.

 

 

 

평탄한 길 옆으로 37번 표지목이 보입니다. 

이제 1km 만 오르면 2구간이 끝납니다.

 

 

반대편 나무는 태풍이 사각형으로 갈라놓았습니다.

정말 희안한 모양입니다.

 

 

이제 막바지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됩니다.

먼저 앞선 아빠가 저 아래 엄마와 민결이를 쳐다봅니다.

경사가 상당한 길입니다.

 

 

위로 올려보아도 급경사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멀찌감치 보입니다.

 

 

민결이와 엄마가 힘들게 길을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오르막.

길 옆으로 저 멀리 중봉이 보입니다.

 

 

길 앞으로 오르막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석대 입구도 이제 보일 겁니다.

 

 

서석대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제 500m 남았습니다.

뒷편으로 보이는 중봉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습니다.

 

 

 

39번 표지목을 지나치면 이제 무등산의 다른 봉우리들도 모두 아래로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앞서 올라간 아빠가 바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장불재 방향을 담았습니다.

 

 

중봉 방향도 바라봅니다.

시원한 풍경입니다.

 

 

올라오는 민결이와 엄마가 많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멋진 풍경이 보인다고 힘을 내라고 격려를 해줍니다.

 

 

그리고 바위 위에 올라 사진을 찍습니다.

 

 

엄마와 아빠, 민결이 모두 사진을 찍고 물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마지막 300m 만 오르면 2구간도 완주하고 무등산 정상도 오르게 됩니다.

 

 

마침내 서석대 전망대에 서서 서석대를 바라봅니다.

광주에 살면서 이제서야 서석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멋진 풍경이라니..

천연기념물이라는 사실도...

 

 

 

 

그리고 다시 걸어 올라갑니다.

 

 

드디어 무등산 옛길 2구간 종점 앞에 섭니다.

마침내 40번 표지목이 보입니다.

옛 선조들이 올랐던 옛길의 정상에 서 있습니다.

 

 

 

 

이제 옛길 1.2 구간 종주를 마치고

무등산의 풍경을 감상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하산하기로 합니다.

 

2구간 종점 바로 뒤로는 더 이상 오를 수 없습니다.

군부대가 위치해 있는 무등산 정상은 매년 몇 번의 개방 행사일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쉽지만 사진에 담고 입석대로 향합니다.

 

 

시간은 11시 50분.

입석대 방향으로는 군데군데 자리 잡고 앉아 점심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더 걸어가서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민결이와 엄마가 길을 서두릅니다.

배가 무척 고파 옵니다.

 

민결이가 갑자기 아빠에게 배가 고프다며 묻습니다.

-'달걀에 케찹을 쳤어?'

-엥!?

 

아빠가 민결이 몰래 특별 반찬(?)으로 도시락에 달걀 후라이를 넣었는데..

아니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케찹을 쳤냐고 물어올까?

....?!

 

-'안 쳤다!, 녀석아'

 

 

내리막길이 정말 멋집니다.

 

 

 

승천암 입니다.

이무기가 하늘로 올라 용이 된 사연이 깃든 바위입니다.

민결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누워 봅니다.

 

 

 

계속 입석대를 찾아 내려갑니다.

 

 

입석대 앞에 섭니다.

역시 너무나도 멋집니다.

아니 이런 풍경을 이제서야 보다니...!

  

 

 

 

이제 입석대도 보았으니 서둘러 식사할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장불재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서둘러 내려갑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식사 시간.

수풀 사이에 의자를 꺼내 앉고 도시락을 먹습니다.

정말 꿀맛입니다.

아빠의 특별(?) 반찬도 보입니다.

 

 

배고픈 민결이가 맛있게 도시락을 먹습니다.

 

 

 

벌써 식사를 마친 엄마는 떡을 먹기 시작합니다.

 

 

식사를 맛있게 먹은 후 규봉암-억새평전-무등산장을 돌아 7km 정도를 걸어서 하산합니다.

규봉암은 1.7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집에 있는 태림이에게 전화를 겁니다.

민결이 왈, '태림아, 컴퓨터 그만해!'

 

 

저 뒤로 보이는 담장이 규봉암 입니다.

규봉암을 보고 싶지만 엄마가 많이 피곤하다고 합니다.

다음에 꼼꼼하게 살펴보기로 합니다.

 

 

다음 목적지인 꼬막재까지는 3.1 km 나 걸어야 합니다.

휴~

서서히 피로가 몰려옵니다.

 

 

간간히 시원한 전망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담양(화순?) 일겁니다.

누런 들판이 멋집니다.

 

 

민결이가 힘차게 야호를 외칩니다.

 

 

 

민결이가 태림에게 줄 선물을 주웠습니다.

새총 입니다.

태림이가 정말 좋아하겠습니다.

 

 

산행길에 동행이 된 아주머니가 고구마 튀김을 주셨습니다.

아빠와 함께 먹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다시 할머니의 튀김이 조금 더(?) 맛있는 거 같습니다.

 

 

튀김을 주신 아주머니와 함께 걷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남편은 산을 좋아하지 않고 자식들은 이미 커버려서 늘 혼자서 산행을 하신답니다.

가족 모두를 데리고 산에 온 아빠가 최고라고 칭찬하셨습니다.(^^)

 

 

신선대 억새 평전을 지나갑니다.

피곤하고 바쁩니다.

시간도 상당히 흘렀습니다.

 

 

 

 

꼬막재를 지나칩니다.

엄마는 몸이 많이 피곤한 모양입니다.

중간 중간 자주 쉬었다 걷다를 반복합니다.

 

 

 

무등산에는 편백나무 숲도 여러 군데가 있습니다.

편백 열매를 줍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좋은 향기가 전해져 옵니다.

 

 

 

이제 무등산장까지 400m 남았습니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호주 여행 때 보았던 고속도로는 모두가 저런 식의 길이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가도로를 놓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미 있는 바위와 물, 숲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로를 놓는 듯 느껴졌습니다.

그에 비한다면 우리나라의 도로는 그 자체로도 인위적이지만 방식도 정말 폭력적입니다.

 

 

 

마지막 표지판을 살펴봅니다.

정말 많이 걸어왔습니다.

 

 

길은 이 곳에서 다시 여러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무등산 의병길은 또 어디일까?

많이 궁금해집니다.

 

 

드디어 무등산장 상가지구로 내려옵니다.

술 먹기 위해 자주 와 본 이 곳이지만 이렇듯 산을 내려온 건 처음입니다.

 

 

 

바쁜 걸음이지만 막걸리 딱 한 병만 마시고 가기로 합니다.

ㅋㅋㅋ..

 

 

해는 기울고 날씨는 상당히 쌀쌀해졌습니다.

고생한 모녀가 사진기를 무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