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에서 이어집니다.-
섬진강 자전거여행 2일차가 밝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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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밖 하늘을 바라봅니다.
아침 7시입니다.
안개 때문인지 구름 때문인지 하늘을 제대로 살필 수 없습니다.
오늘은 덥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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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걸어두었던 헤드랜턴이 천정에서 흔들립니다.
텐트와 침낭, 매트를 담았던 주머니들을 수납해두었습니다.
집에서는 어질러놓기에 바쁜 아이들이 이렇게 바뀌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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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의 캐러밴들에서도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캠핑장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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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전원을 꽂아 낮게 음악을 틀어놓습니다.
박강수의 음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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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저녁 늦게 먹은 식사 탓도 있어
간단하게 야채죽을 먹고 출발하기로 합니다.
대신 라이딩 도중 간식을 자주 먹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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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친 후 누나가 먼저 씻고 오기로 합니다.
물도 충분히 떠오기로 합니다.
그 사이 아빠와 아이는 짐을 정돈합니다.
아이가 꽁꽁 힘을 써가며 매트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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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온 누나도 본격적으로 짐꾸리기에 나섭니다.
아빠와 아이도 샤워와 설거지를 마칩니다.
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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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를 마치고,
캠핑장 앞에서 출발 인증샷을 남깁니다.
메~롱~!
오늘은 약 40여 km를 달릴 계획입니다.
멋진 벚나무 터널을 통과하고, 화개장터도 들러 맛있는 것도 먹고, 시원한 물놀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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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설레는 기대감으로 힘찬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섬진강 자전거 도로의 매력이자 아름다움이라면 이렇게 강변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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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길에 자전거 여행자가 보입니다.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넵니다.
맨 앞의 아이에겐 특별히 손을 흔들어 '화이팅'을 외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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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로 요란한 소리를 내는 헬리콥터가 보입니다.
옆에 소방차도 보이는데 무슨 일일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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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대교가 보입니다.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높다란 기둥을 보고 아이들이 놀랍니다.
'저렇게 높게 도로를 만들었네.'
좌우측의 산과 산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려고 한 -마치 잣대를 들고 줄을 주욱 긋는 것과 같은- 설계를
'창조적'이라고 해야 하는지 '예술적'이라고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위압감을 주는 저 교량을 보면
'정.말.로.'
순천에서 완주까지 지도위에 잣대로 줄을 그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이 듭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 조금 늦게 가는 것, 조금 부족한 것.'
그것이 싫은 만큼 자연은 힘들어지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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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전거 여행자를 만납니다.
짐을 가득 실은 우리에 비하면 단촐한 복장으로 라이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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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만납니다.
모두들 반가운 인사를 건네줍니다.
아이들에게 '힘내라'는 말도 덧붙여줍니다.
어제와 달리 자전거 여행자들을 많이 만납니다.
아마 곡성과 구례, 광양 구간의 멋진 풍경 때문에 찾아오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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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4분
구례구역 앞 구례교를 건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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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구역 앞은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저마다 짐을 짊어지고 쏟아져 나옵니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때맞춰 버스도 택시도 모여 들어 소란스럽습니다.
소란스러움을 피해 조용한 가게에 들어섭니다.
시원한 얼음, 물을 준비하...는데...
금새 따라 들어온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집어 들었습니다.
(그래 먹자! 엄마 없을 때 우리끼리라도 편하게 먹자! ㅋㅋ)
가게 옆 식당의 아주머닌 우리가 신기한 듯 쳐다보십니다.
집안에 들어가서 사람들과 함께 몰려 나와서 한마디씩 하십니다.
'어머, 저 얘들 좀 봐봐'
'얘들이 대단하네'
아이들은 목에 한껏 힘을 주고 무심한 듯 자전거 페달을 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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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전, 도로변에 약수터가 있습니다.
길 바로 옆에 위치한 약수터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그냥 지나치는 곳입니다.
우리도 30여 미터 지나쳤다 앞서가는 아이들을 불러 세워 다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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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옆에 세워두고 시원한 약수를 마십니다.
수건을 적셔 땀도 닦아내고 빈 물병에 물도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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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섬진강 벚꽃나무 숲으로 들어섭니다.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을 따라 자전거가 달립니다.
벚꽃이 한창인 봄에는 전국에서 모인 차량들이 이 길을 가득 메운다고 합니다.
멋진 버찌의 계절은 아니지만 고마운 벚나무 그늘을 시원스레 달려갑니다.
간혹 지나치는 승용차들이 자전거를 발견하고서 속도를 낮춰 통과합니다.
통행 차량이 많지 않아 아이들에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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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 데크를 걸어가는 사람도 보입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벚나무 터널을 걷는 것도 좋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가벼운 베낭을 꾸려 이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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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몇 분의 라이더들이 계십니다.
사성암은 섬진강 옆에 자리한 오산의 기암절벽에 세워진 암자를 말합니다.
이 곳 인증센터 옆 주차장에서 버스를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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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을 계획이지만 여전히 20km 정도를 더 이동해야 합니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은 탓에 고픈 배를 우선 달래기로 합니다.
인터넷 여행기에서 보았던 인증센터 옆 국수 가게에 들어섭니다.
차가운 팥빙수를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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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콩물국수를 맛있게 먹습니다.
방금 만들어낸 밑반찬들도 정말 맛이 좋습니다.
강변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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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 인증센터에서 약 5km 정도 떨어진 월평마을회관 앞까지는 그늘 하나 없는 뜨거운 길이었습니다.
월평교 옆에서 국도로 들어서기 전에 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뜨거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물도 자주 마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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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어류생태관 옆에서 다시 자전거 전용길로 들어섭니다.
지나쳐온 도로변은 화물트럭이 쌩쌩 달려서 아이들을 겁나게 하였습니다.
아마도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이라 더 속도를 내는 모양입니다.
자전거길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안심합니다.
섬진강엔 수달이 살고 있습니다.
어류생태관 뒷편 마당에 수달의 동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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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 모양의 화장실입니다.
자전거길 옆에 이렇게 예쁜 모양의 화장실이 많이 있습니다.
섬진강 자락을 따라 지리산까지 퍼진 판소리의 전통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섬진강은 '소리의 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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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이 나주 평야를 끼고 높지 않은 산세에 둘러 쌓여 흐른다면
이 곳 섬진강은 높고 험한 산세를 굽이굽이 돌아 흐릅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삶도 팍팍하고 힘이 들었을테고 지리산엔 아픈 역사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섬진강에 기대어 팍팍한 삶을 이겨 나갔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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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 화장실 앞에서 멋진(!) 포즈를 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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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ET, '왜 아이는 ET가 되었는지' 변신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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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녀석 때문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남도대교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국도길을 따라서 가야 합니다.
주변에 줄지어선 나무들 때문에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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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대교 인증센터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남도대교 앞에 있습니다.
다리 저 쪽 하동과 구례를 이어주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도대교 앞에서 오늘의 마지막 인증샷을 찍어주고 화개장터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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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는 경상도 하동과 전라도 구례가 만나는 곳이라지만 정확한 위치는 하동군입니다.
이 곳 인증센터가 있는 구례에서 남도대교를 건너면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쏜살같이 달리는 차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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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 앞 삼거리는 차들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빽빽하게 줄지어 있습니다.
쌍계사와 화개장터를 방문한 사람들이 정말 많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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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멈춰선 차들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와 장터로 향합니다.
자전거가 승용차보다 훨씬(!)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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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안쪽 먹거리 거리에서 산채비빔밥과 파전, 막걸리를 주문해 먹고
식당 뒷편을 통해 쌍계사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드디어 시원한 물놀이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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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얕은 건너편엔 그늘막을 친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내려선 방향에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징검다리가 잠길 만큼 계곡물이 불어 있으니 건너편보다 물살이 빠른 이쪽에서 물놀이를 하긴 어렵겠습니다.
물살이 세긴 하지만 그리 깊진 않으니 가볍게 몸을 담가 보기로 합니다.
징검다리에 기대어 선 아빠가 아이들을 차례로 잡아줍니다.
너무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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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물놀이를 마친 후 화개장터를 둘러봅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 ' 으로 시작하는 조영남씨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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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에서 출발하기 전에 수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준비합니다.
화개파출소 앞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헬멧이 멋집니다.
영산강 종주인증 스티커 옆에 국토종주 스티커도 보입니다.
횡탄정에서 만난 삼촌들이 붙여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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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남도대교를 건너와 이제 오늘의 야영지로 향합니다.
구례를 지나 매화의 고장 광양으로 들어섭니다.
평촌마을까지는 5km만 달리면 됩니다.
물놀이에 젖은 옷이 적당히 건조될 만한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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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오늘의 목적지인 평촌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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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왠걸...
야영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텐트가 가득 들어서 있습니다.
(분명 이 곳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고 들었는데... 쩝!)
본격적인 휴가철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아직 시간이 이르긴 하지만 물놀이도 하고 화장실도 있어서 이 곳만큼 좋은 야영지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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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고민을 하면서 숲 이곳 저곳을 돌아보고 있을 즈음.
어느 분이 먼저 말을 건네옵니다.
'아이들과 캠핑하러 오셨어요?'
'네'
'그럼, 1시간만 기다리세요. 저희들 정리해서 나갈거예요.'
'아... 네. 감사합니다.'
다행히 먼저 오신 분의 배려로 가장 좋은(!) 장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기다릴께. 너희들은 물놀이할래?'
아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물 속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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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 지난 뒤에 아이들과 함께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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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옷을 갈아입고 저녁 식사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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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옷은 이렇게 빨래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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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기향을 피워두고
텐트 앞에 앉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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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지자 아이들이 주변을 돌아보겠다고 나갑니다.
나중에 확인한 카메라엔 아이들이 서로를 찍은 사진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름 멋지게 연출한 장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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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과 텐트에서 잠을 청합니다.
저녁 9시입니다.
미리 텐트 안에 피워둔 모기향 때문에 모기에 시달리지 않고 잠에 곯아 떨어집니다.
섬진강 자전거여행 2일차, 우리는 38.14km를 달렸습니다.
-3일차로 이어집니다.-
[댓글 출처 : 네이버 카페_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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