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아빠는 계획합니다.
광주에서 담양으로 35km.
담양에서 순창으로 들어가 섬진강과 만나는 곳까지 27km.
그 곳에서 섬진강댐까지 약 40km.
광주에서 섬진강댐을 다녀올려면 약 200km쯤이니까 2박 3일 정도면 되겠군...
하지만,
결국 우리의 여행은 1박 2일 72km 자전거 운행으로 끝이 납니다.
비가 예보된 마당에 캠핑에 흠뻑 빠진 아이의 바램도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겐 섬진강 종주를 다음번으로 미뤄야 하지만,
다음 여행을 위해 남겨둔 게 꼭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한 <1일차> 자전거 여행은 무더운 날씨였지만 피곤하지 않고 즐거웠습니다.
오전 7시경에 집을 나서 담양 국수의 거리에 10시 30분경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간식으로 국수와 삶은 달걀을 먹고 필요한 물을 보충해 다시 출발했습니다.
두 번의 휴식 시간을 갖고 오후 1시 15분경 섬진강과 만나는 유풍교에 도착해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광주에서 출발해 버스편을 이용해 상류에서 하류로 향하는 자전거 여행자에겐 김치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마을 정자에선 어르신들에게서 좋은 말씀도 들었습니다. 아이에겐 칭찬의 말씀이 많았습니다.
동네 어르신들과 몇 차례 인사를 나누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덕분에 늦은 3시를 훌쩍 넘겨서야 목적지인 '구송정유원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약 72km를 달렸습니다.
담양 국수의 거리.
언제 먹어도 이 곳 국수는 참 맛이 있습니다.
점심이라고 하기엔 이르지만 한 그릇을 금방 해치웁니다.
광주에서 약 31km를 달린 지점.
섬진강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듭니다.
이정표에 보이는 향가유원지 21km는 틀린 안내입니다.
향가유원지까지는 약 30km를 잡아야 합니다.
담양에서 순창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아이가 무척 힘들어합니다.
숨이 턱에 차도 멈추기 어려운 페달링. 결국 내려서 걷지만 가쁜 숨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돌아보니 무척 힘든 오르막이었습니다.
운행 도중 갑작스런 아이의 외침에 멈췄습니다.
바지를 걷어 올려서 긁힌 부위를 만져보고 이곳 저곳을 눌러도 봅니다.
"뭐가 있는데..?"
급히 바지춤을 내려보았더니 커다란 벌레 한마리가 뛰쳐 나갑니다.
깜짝 놀랄만도 합니다.
상처난 다리를 걷고 망연자실 벌레가 도망친 곳을 쳐다봅니다.
유풍교 옆 외이마을 정자에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동네 어르신께 간식도 드리고 칭찬도 들었습니다.
상류에서 출발해 이 부근에서 식당을 발견하지 못해
라면을 먹는 젊은 삼촌에게는 김치를 대접하였습니다.
72.17km.
1일차 라이딩을 마치고 공원에 텐트를 설치하였습니다.
평일 저녁 한산한 공터의 잔디밭이 초록빛으로 빛납니다.
한참 뒤엔 햇볕이 넘어가면서 식사를 방해합니다.
테이블을 들고 그늘로 이동해서 식사를 이어갑니다.^^
아이는 라면도 연거푸 끓여서 먹습니다.
고민에 빠진 아이!
아침을 무얼 먹을까? 가 아니라
섬진강댐까지 갔다 올까 아니면 여기서 하루종일 놀까? 가 고민입니다.
결국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
잔디밭에서 그저 시간을 보내면서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에
상류 여행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냥 놀기로 합니다.
비가 올 것을 예상해 텐트를 소나무 밑으로 옮겼습니다.
이슬비가 간간이 떨어집니다.
내일은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녁 늦게 엄마의 차로 철수하기로 합니다.
2km 떨어진 동계면에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삼겹살과 얼음.. 그리고... 몇 가지.
동네 텃밭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상추와 깻잎은 따로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오려고 할 때,
어느 할머니께서 불러 세웁니다.
얼마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물을 주지 못해 아쉬웠다는
할머니는 야채와 2리터 물통 가득 생수까지 채워주셨습니다.
봉지 가득 넘치는 깻잎 사이로 가지도 대여섯개 눈에 보입니다.
동네 청년들의 야유회에 아이의 눈길이 갑니다.
족구하는 삼촌들을 재미있게 쳐다봅니다.
한참 뒤에는 골프채와 공으로 물통을 맞추는 게임까지...
시끌벅적.. 흥겨운 놀이가 이어졌습니다.
저녁 7시. 엄마와 누나가 도착합니다.
미리 준비한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향합니다.
아직 비는 본격적으로 내리지 않습니다.
아주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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