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가 발목 잡은 스웨덴, 좌파 연정 2개월 만에 '붕괴'
뢰프벤 총리, '조기총선' 선언... '관용의 나라' 스웨덴, 반이민 정책 놓고 갈등
8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스웨덴의 좌파 연정이 두 달 만에 무너졌다.
스웨덴 공영방송 SVT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이자 집권 사회민주당 당수는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부결되자 내년 3월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정치적 안정으로 정평이 난 스웨덴에서 집권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재선거를 치르는 것은 1958년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사회민주당은 지난 9월 총선에서 녹색당, 좌파당 등과 함께 좌파 연정을 구성해 중도 우파의 집권 온건당을 제치고 8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그러나 전체 의석 349석 중 158석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소수 집권당으로서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와 함께 불안한 출발을 했다.
용접공 출신으로 스웨덴 정부 수반까지 오른 뢰프벤 총리는 양극화 완화, 복지 강화, 관용적 이민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정권을 차지했다. 그러자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이 이민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반이민 정서에 흔들리는 스웨덴의 '관용'
스웨덴민주당은 이민자·난민 수용 축소를 주장하며, 이민 정책을 대폭 강화한 정부의 예산안을 비난했다. 하지만 뢰프벤 총리가 이를 거절하자 온건당, 자유당, 기독민주당 등 중도우파로 구성된 야권과 합세해 끝내 예산안을 좌절 시켰다.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직전 총선보다 두 배나 많은 13%를 득표해 전체 349석 가운데 49석이나 차지하면서 단숨에 제3당으로 떠올랐다. 중도좌파와 중도우파가 둘 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자 결국 스웨덴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휘두르게 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웨덴은 1인당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올해도 시리아, 소말리아, 이라크 등 분쟁 지역에서 역대 최고인 9만5000명의 난민이 망명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관용의 나라'로 이름 높은 스웨덴에서도 난민 증가로 인한 실업률 상승, 복지 지출 상승이 계속되자 반이민 정책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그 결과 스웨덴민주당 같은 극우정당이 약진한 것이다.
극우정당의 일격을 맞은 뢰프벤 총리는 예산안 부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중도우파 정당들은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정치를 좌우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전례가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극우의 약진... 스웨덴은 어디로?
반면 예산안 부결로 세력을 과시한 스웨덴민주당의 마티아스 칼손 원내대표는 "다음 총선은 이민자 수용 증가에 반대하는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하며 총선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뢰프벤 총리의 좌파 연정은 총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으로써는 좌우 어느 쪽도 과반 확보가 어려워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당분간 캐스팅보트를 쥐고 각종 정책에 입김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영국의 영국 독립당, 프랑스의 국민전선, 이탈리아의 포르자 이탈리아 등 우파가 유럽을 휩쓸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스웨덴 역시 스웨덴민주당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극우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국제사회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의 마티아스 칼손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을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두가 꿈꾸는 '스웨덴 드림'을 만들어놓고도 반이민 정책, 인종주의 앞에서 갈등하는 스웨덴 국민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9876&CMPT_CD=P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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