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코크를 쳐다본다.
꽉 막힌 속에 밥을 어떻게 할까.
불편한 속으론 힘들겠지.
슬며시 남은 빵조각에 손이 간다.
심한 통증.
흐르는 눈물을 만지며 아이가 전화기를 누른다.
10시를 넘고 있다.
아빠, 토할 것 같애.
응, 왜!. 뭘 먹은거니.
끼니를 거르기 쉬운 아이만의 저녁 시간.
늦어진 두시간 남짓이 미안하고 미안하다.
매실을 찾아서 먹어라.
아니 아무것도 먹지 말아라.
시험 공부에 바쁜 누나는 이제야 버스에 오른다.
늦은 누나의 수고는 무시하고
얼른 집에 가라고만 한다.
십분 남짓.
전화기 너머로 기어이 토한다.
거실을 치우는 목소리.
누나다.
다행이다.
내가 아팠으면.
마지막 순간에 불렀다는 막내 아들.
불현듯 아빠가 떠오른다.
토하고 토해 허옇게 변한 아이 얼굴.
안도의 한숨 사이로 아빠가 보인다.
2015년 12월 14일 늦은 저녁.
술약속 땜에 늦게 돌아온 아빠가 홀로 집에 남아 토하고 있는 아이와의 관계를 생각했다.
'비와 외로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먹고 쓴 메모를 옮겨놓다. (0) | 2016.02.24 |
---|---|
세밑 책 선물이 흥미진진한 새해 독서를 예비하다! (0) | 2016.01.08 |
알라딘, 16년간의 기록을 만나다! (0) | 2015.07.06 |
의남이의 1집 음반, '함께 흐르는 날들' (0) | 2015.06.13 |
철도 기관사들, Guitar 를 품다! (0) | 2014.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