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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 '공정한 시장'이란 건 없다_정록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부동산 문제, '공정한 시장'이란 건 없다 [인권으로 읽는 세상] 주택, 자산시장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서 정록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 기사입력 2021.04.10. 08:31:00 최종수정 2021.04.10. 08:33:33 전임 시장들의 성폭력 사건에서 비롯된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부동산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다. 아니, 부동산이 아니라 'LH 사태'만 주구장창 반복됐다. 어찌됐든 부동산이 이슈가 됐다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과 해법이라도 진지하게 논의되는 선거였으면 좋으련만, 선거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민주당은 심상치 않은 민심을 눈치 채고 바짝 엎드리며 '국민들 화 풀릴 때까지 반성'하겠다며 연일 철저수사와 강력처벌만 반복했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서울 32만 호, 전국..

희망을 위하여 2021.04.11

'5조 기부' 카카오 김범수에게 바라는 것은 따로 있다_김병권

아침마다 듣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CBS와 TBS의 프로그램들. 국내외 이슈들을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고 상큼하게 하루를 출발하기에 딱 좋은 방법이다. 물론 지저분한 이슈들만 줄창 나올 때는 이걸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 고민이 있긴 하지만... 그런데 근래 묘한 짜증이 내 심사를 괴롭힌다. 사람들이 정성을 다해 주변을 보살피고 심지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도 아름다운 미담을 만들어내는 것이 백번 좋은 일이자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되지만, 그걸 다루는 언론의 방식이 조금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뭔가 대책없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같은 것에 빠져 있다고나 할까? 아름다운 미담에 대해 좋은 칭찬도 필요하지만, 왜 온 사회가 미담의 상대방을 돌보려는 노력과 제도는 고민하거나 다루는 일에 한 발 뒤..

희망을 위하여 2021.04.06

잠들지 않는 남도_안치환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어둠 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 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노을빛 젖은 물결에 일렁이는 저녁 햇살 상처 입은 섬돌에 분노에 찬 눈빛이여 갈 숲에 파고드는 저승 새의 울음소리는 아 한스러이 흐르는 한라의 눈물이어라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나만의 소낙비 2021.04.02

신지예 벽보에서 ‘페미니즘’이 빠진 이유

신지예 벽보에서 ‘페미니즘’이 빠진 이유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2021-03-29 19:52:43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3등 전쟁이 치열하다. 사실상 ‘새 정치’ 1등이기 때문이다. 낯선 얼굴들 사이 맨 마지막 15번 무소속 신지예(33) 후보가 익숙하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벽보 속 날카로운 눈매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페미니즘 후보’로 새 정치 가능성을 확인했던 그다. 신 후보는 당시 원내 정당 후보를 제치고 4위에 올라섰다. 전임 시장들의 성폭력으로 시작된 재보궐 선거다. 또다시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울 것 같았던 그의 벽보에 쓰인 문구는, 뜻밖에도 “당신의 자리가 있는 서울”이었다. 한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호 15번으로 출마한..

희망을 위하여 2021.03.29

차를 마시는 최상의 방법_책 '어떤 행복'에서.

■차를 마시는 가장 쉽지만, 가장 어려운 '최상의 방법' _출처 : '어떤 행복' 1. 텔레비전, 컴퓨터, 휴대전화를 끈다. 2. 자신이 좋아하는 머그잔 또는 찻잔을 찾는다. 3. 물을 끓인다. 4. 잔에 티백을 넣는다. 5. 끓인 물을 잔에 따른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물이 차 위로 끼얹어져서 차를 잠에서 깨워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 상태로 1~2분간 담가둔다. 컵 받침이나 뚜껑을 잔 위에 올려놓으면 차가 더 잘 우러난다. 6. 앉는다. 그리고 차를 마신다. 7. (여기가 힘든 부분이다.) 차를 마시는 것 외에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냥 차 한 잔을 모두 마신다. 차에 설탕은 넣지 말고, 차 본연의 맛 그대로 마시는 게 중요하다. 차의 씁쓸한 맛이 업karma을 따르는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을 ..

낯설은 아쉬움 2021.03.24

책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중 마지막 대목을 옮겨옴.

책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_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는 1973년부터 이오덕, 권정생 선생님이 주고 받은 편지 묶음이다. 평생을 서로 존중하며 순결하고 순수한 삶을 살다가신 두 어르신의 흔적과 정성어린 마음을 편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돌아볼 때 무엇을 통해 한 사람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을까? 악착같이 쌓아올린 부와 명예는 단언컨대 아닌 모양이다. 두 어르신에게는 평생 나눈 짧은 편지만으로 고결한 인생에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몇 달 전에 읽었던 스콧 니어링의 유언장과 버금가는 두 어르신의 마지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을 아래에 옮겨둔다.

비와 외로움 2021.03.15

자라와 고니_문태준 산문집

자라와 고니 _문태준의 산문집 「느림보 마음」에서 옮겨옴. 말에는 그 사람의 밑천이 드러납니다. 요즘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있으면 참 황망합니다. 당신은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계속하시겠습니까. 험한 말을 듣고 있을 당신의 마음이 산산조각 난 유리거울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너무 참아도 병이 생긴다지만 너무 참지 못하는 것도 병입니다. 요즘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말을 주고받는 데 3초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성싶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말은 한 척의 배와 같다 했거늘. 저편에서 이편으로 배가 건너오기를 기다리는 미덕이 사라졌습니다. 너무 조급합니다. 따질 것은 따져야겠지만 오가는 말에는 날 선 공박뿐입니다. 말의 패총을 보는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을 보아도 그렇고, 정치..

낯설은 아쉬움 2021.03.06

물레_유한그루(1979)

물레 돈다 물레 돈다, 떠가신 님 그리워서 물레돈다 물레돈다. 목화꽃에 달이 차서 물레괴에 꼬여서는 님 찾으며 물레돈다 한밤이면 지쳐져서 떠가신 님 생각하며 장탄식에 달을 보다 동이 트면 물레 돈다 뱅그르르 뱅그르르 님 그리며 물레 돈다 님과 함께 뿌린 목화 달이 찼네 달이 찼네 어절씨구 어절씨구 탐스럽게 열매 열어 눈부시게 피-었는데 쓸쓸한 맘 따라 돋네 섬섬옥수 고운 손은 님 그리는 다정한 손 님은 어딜가셨는가 울며 울며 거둔 목화 바람결에 흔들리며 님의 얼굴 웃고 있네 물레 돈다 물레 돈다. 떠가신 님 그리워서 물레 돈다 물레 돈다 동지섣달 엄동설한 눈 밟으며 떠가신 님 노을지고 세월가네 어이 하나 어이 하나 떠가신 님 그리워서 쓰린마음 어이하나 내 눈에도 뱅그르르 님 그리워 뱅그르르 님 그리며 눈..

나만의 소낙비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