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외로움 69

한 사발의 막걸리 그리고...

막걸리 한사발 어린 시절..한쪽 구석에 자리한 구멍가게,반대쪽엔 조그만 탁자 두 개가 비좁게 붙은 식당.방 2개에 넘쳐나는 사람들우리 집 모습이었다. 아침 일찍 큰 자전거에 실은막걸리 통은 근처 주조장에서 방금 내온 것이었다.학교가 쉬는 날이거나학교를 파한 느즈막한 오후.친구들은 양은주전자를 들고부모들 심부름으로우리 집 문턱을 넘나들었다. 그렇게 주전자 가득 담긴 막걸리 중친구들 입 속으로 들어간 양도 상당하리라.(?) 손님이 나간 후빈 자리에 남은 막걸리며 안주거리며시키지도 않는 막걸리 잔 하나둘 나르며일을 돕겠다는 핑계로홀짝거리며 들이키는 맛이기가 찼다. 어른들은 모르겠지 하지만벌개진 얼굴에 쓰여진 흔적은 어쩔 수가 없겠지. 한번쯤 혼낼만도 하지만어린 아들, 딸 불러놓고막걸리 채운 냄비를 불가에 올리..

비와 외로움 2009.05.09